계열사 대표 22명 대폭 물갈이…‘세대교체’ 본격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전경.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롯데그룹은 19일 롯데지주를 포함한 롯데쇼핑·호텔롯데·롯데제과·롯데케미칼 등 서비스·유통·식품·화학 부문 등 50여 개 계열사에 대한 2020년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롯데지주는 황각규 부회장과 송용덕 부회장의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유통 BU(부문장)는 강희태 대표, 호텔·서비스 BU는 이봉철 대표가 맡게 된다.

롯데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600여 명의 임원 가운데 계열사 대표를 포함해 200여 명에 대한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사업 부문별 역량을 강화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주, 유통, 화학 등 주요 사업 부문에 대한 조직도 개편됐다.

이 가운데 50대 중반의 CEO를 대거 선임하고 젊은 대표와 신임 임원을 적극적으로 발탁한 점이 주요 특징이다.

(왼쪽부터)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송용덕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롯데그룹

 

◇ 미래 성장 전략 새판짜기…롯데지주 조직 개편 및 BU장 교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롯데지주는 빠른 의사결정과 주요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2명의 대표이사가 각각의 업무 권한을 갖는 체제로 전환했다.

호텔&서비스 BU장을 담당했던 송용덕 부회장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노무· 경영개선 업무를 맡게 된다. 송 부회장은 그룹의 인재 육성과 조직 업무 효율을 통해 그룹의 근본적인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은 그룹의 글로벌 사업 전략과 미래 신성장동력·재무·커뮤니케이션 업무 등을 맡게 된다. 그룹의 기업가치를 높이고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는 데 집중하면서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을 이어간다.

(왼쪽부터)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BU장, 이봉철 호텔&서비스BU장. 사진=롯데그룹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해 신임 유통BU장으로 임명됐다.

강 부회장은 롯데백화점에 입사해 본점장과 상품본부장을 거쳤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사업부문장으로 해외 사업을 총괄했으며 2017년부터는 롯데백화점을 이끌어왔다.

롯데지주에서 그룹의 재무를 총괄해왔던 이봉철 재무혁신실장(사장)은 호텔&서비스BU장에 임명됐다.

이봉철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재무 업무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다.

2012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14년에는 그룹의 재무혁신실장으로 근무하며 ‘뉴롯데’ 출범 등 롯데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봉철 사장이 호텔BU로 임명됨에 따라 향후 신동빈 회장의 오랜 숙원이었던 호텔롯데 기업상장(IPO) 등을 진두지휘하는 등 각종 현안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롯데의 또 다른 핵심 축인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도 전면적으로 조직 개편했다.

롯데쇼핑은 사업부 간 시너지는 최대화하는 한편 투자 및 사업전략 수립을 일원화하고자 그동안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해왔던 백화점·마트·슈퍼·e커머스·롭스 사업부문을 롯데쇼핑 대표이사 체제인 통합법인으로 재편한다.

이에 신임 유통BU장인 강희태 부회장은 대표이사를 겸임하게 되며, 통합법인으로 바뀐 롯데쇼핑은 전 사업부의 투자·사업전략·인사를 총괄하게 된다.

기존 각 계열사는 사업부로 바뀌며, 각 사업부장들은 실질적인 사업 운영을 담당한다.

롯데쇼핑은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에서 미래 신성장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립하는 한편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하고 빠른 실행력을 통해 유통 분야의 혁신을 이뤄낸다는 복안이다.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롯데 첨단소재와 합병해 통합 케미칼 대표이사 체제 아래 기초소재사업 대표와 첨단소재사업으로 개편된다. 김교현 화학BU장은 통합 케미칼의 대표이사를 겸하게 된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음료와 주류로 나뉘었던 체계에서 이영구 대표이사 체제로 일원화된다. 음료와 주류의 유통, 생산, 판매 역량을 통합해 시너지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사업부 수장에 대한 세대 교체도 이뤄졌다. 새로 선임된 사업부장 대부분 1960년대생인 50대 중반으로, 직급과 연령 모두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문영표 롯데쇼핑 부사장이 롯데마트 사업부장으로 유임된 것을 제외하고는 4개 사업부 수장이 전면 교체됐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전무는 백화점 사업부장, 남창희 롯데마트 전무는 슈퍼 사업부장에 선임됐고, 조영제 롯데지주 전무는 e커머스 사업부장, 홍성호 롯데백화점 전무는 롭스 사업부장에 임명됐다.

올해 실적개선을 이뤄낸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최경호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사) 상무도 전무로 승진해 신임 대표로 임명됐다.

롯데의 이번 인적 쇄신은 이미 예고된 바 있으며, 향후 그룹의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에 착안한 조직 개편과 젊은 인재로의 세대교체로 요약된다”며 “이번 인적 쇄신은 경영환경 속에서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스스로 시장의 틀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되어야 한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롯데는 이번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2020년 대내외 산적한 위기상황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한편 지속성장 가능한 미래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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