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주경 기자] 국내 500대 기업 상장사의 배당여력 지표를 의미하는 잉여현금흐름(이하 FCF)이 1년 만에 16조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가운데 절반 이상 지난해에 비해 잉여 현금흐름이 늘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부진의 영향으로 잉여 현금흐름이 급감하면서 전체 수치가 하락했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상장사 가운데 258개사의 3분기 누적 잉여 현금흐름은 총 12조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말 28조6797억원보다 58.0%(16조6337억원) 줄었다.

잉여 현금흐름은 기업이 영업활동에서 거둬들인 영업 현금흐름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투자 등을 제외한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실제 기업의 자금 사정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연말 배당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이번에 조사한 기업 가운데 절반이 넘는 130곳은 잉여 현금흐름이 증가했음에 전체 규모가 줄었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잉여 현금흐름 감소의 영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3097억원, -4조93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조188억원, 8조5901억원 줄었다.

2곳의 감소금액은 19조6089억원으로 전체 감소액(16조6337억원)보다 약 3조원 더 많은 수치. 이들을 제외하면 13조6977억원에서 16조6729억원으로 2조9752억원이 더 늘어난다.

1조원 이상 감소한 기업은 메리츠종금증권(-2조2771억원), 삼성증권(-2565억 원), 삼성물산(-1조3672억원), 동양생명(-1조2887억원), 삼성중공업(-1조1178억원), 포스코(-1조70억원) 등이었다.

반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5564억원에서 올해 4조6514억원으로 4조950억원 늘어 증가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1조원 이상 증가한 기업은 삼성카드(2조1392억원), 신한지주(2조1004억원), 현대자동차(1조8591억원), 대우조선해양(1조7030억 원), 현대모비스(1조3887억원), 포스코인터내셔널(1조3526억원), 삼성SDI(1조570억원) 등의 순이었다.

업종별로는 보험업종 증가액이 2조311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여신금융(2조1392억원), 금융지주(2조1057억원) 등 금융업종이 주를 이뤘다.

이밖에 상사(2조2420억원), 자동차 및 부품(2조2142억원), 유통(1조86억원) 등도 1조원 이상 늘어난 업종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포함된 IT전기전자업종은 1년 새 19조9361억원이 줄어 유일하게 감소액이 10조원을 넘었다. 

증권(-3조4518억원), 건설 및 건자재(-2조8858억원), 철강(-1조6860억원), 통신(-1조6719억원), 석유화학(-1조6379억원) 등의 순이었다.

아울러 잉여현금흐름이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92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은행(-8조1478억원)을 포함해 한국전력공사(-3조1810억원), 메리츠종금증권(-2조7432억원), 삼성증권(-2조7193억원), LG디스플레이(-1조3421억원), NH투자증권(-1조1736억원), LG화학(-9667억원), 두산중공업(-8648억원), 한국조선해양(-6699억원), 대우건설(-4550억원) 등 55곳은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58곳은 9조3199억원의 중간·분기 배당을 했다. 작년보다 회사 수는 4곳 늘었고, 배당금액은 2000억원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중간·분기 배당 규모는 전체의 77.4%인 7조2138억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