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원 경제산업부 기자

[뉴스워치=진성원 기자] “배다른 민족” “이제는 게르만족” “배신의 민족이라고 해라”

“우리가 무슨 민족입니까”를 외치던 국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이 최근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다는 발표가 났다. 곧바로 '배달의민족'을 성토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배달의민족이 업계 2위 요기요, 3위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는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것과 관련, 심각한 독과점 논란이 일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DH에 인수되며 국내 배달앱 1,2,3위가 모두 외국자본 밑으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DH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 100%를 차지하게 된다.

자영업자들의 반발은 거세다. 가뜩이나 높은 수수료로 힘든데 '글로벌 배달공룡'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각종 수수료 횡포가 더 커질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배달앱은 통상 자영업자로부터 매월 월정액의 고정광고비와 10%가 넘는 건별 배달앱 중계수수료, 별도의 외부 결제 수수료, 배달앱 리스트 상단 노출을 위한 광고비 등을 얻어내고 있다.

DH는 국내시장에서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모두 독자 운영되며 경쟁체제를 현재 상태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실상 단일 자본의 독과점 체제로 운영하는 것과 다름없다. 외국기업 하나가 국내 배달시장을 좌지우지 하며 자영업자들만 피눈물 흘리게 될 것은 자명하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본주의 시장에서 생산과 시장을 독차지하는 구조는 자영업자 뿐만아니라 소비자들에게까지 고스란히 피해가 간다. 경쟁이 사라지게 되면 가격인상은 불보듯 뻔해한 일이다. 물가인상, 임금 인상 등을 핑계로 통제없이 수수료를 올리게 되면 자연스레 자영업자들이 판매하는 음식값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소비자들은 꼼짝없이 비싼값으로 음식을 살 수 밖에 없다.

소비자들도 인수소식에 탐탁치 않아 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한민족’ 이라는 키워드로 사람들에게 새긴 우리나라 토종 기업에 대한 자부심은 사라지고 배신감만 남았다는 것이다. “국민들 애국심, 자영업자들에게서 빨아먹고 외국에 넘겨버린 것”, “한국 자긍심을 내세워 마케팅에 이용하고 팔아치우고” 라는 비판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최근 1인 가구가 급격하게 증가해 배달앱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을 찾기가 더 쉬울 정도로 배달앱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예전처럼 전단지, 전화번호부를 보지 않고 휴대폰 앱 하나로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이뤄져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은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업계 1위가 되기까지 그 과정 속에는 국내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들이 있다. 국민이 키워준 것이나 다름없다.

우아한형제들과 DH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심사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 정부당국은 심사를 허가하는 것에 대해 심사숙고해야할 것이다. 경기침체로 650만 명의 자영업자들을 비롯한 소비자들 모두 힘든 상황에서 어려움을 덜어주지 못한다면 정부가 책임을 방기하는 일이 될 것이다. 

'글로벌 배달 공룡'이 국내 배달시장을 독식하는 일은 막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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