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김주경 기자] 대한항공이 2013년 이후 6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등 조원태 회장 식 몸집 줄이기가 본격화됐다. 

업황 부진에 따른 비상경영 차원으로 풀이된다.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고자 수익성 제고 및 효율 강화에 나선 것으로도 분석된다. 

12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3일까지 15년 이상 근속한 만 50세 이상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신청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직군은 일반직과 객실승무원이다. 다만 운항승무원과 기술·연구직, 해외근무 직원 등 일부 직종은 퇴직 대상에서 제외했다. 회사 측은 심사를 거쳐 이달 말에 희망퇴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지난 2013년(약 110명 규모) 이후 처음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회사의 권고나 강제성이 전혀 없고 직원이 스스로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진행하겠다”며 “정년(60세)을 앞두고 새로운 인생 설계를 준비하는 직원에게 보다 나은 조건으로 퇴직할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새 출발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희망퇴직 직원에게 △법정 퇴직금 △최대 24개월분 급여 추가 지급 △퇴직 후 최장 4년간 자녀의 고교·대학 학자금 등 복리후생을 지원한다. 퇴직금은 직급별·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억원 후반대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는 대한항공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항공업황 부진으로 인한 비상경영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며, 본격적으로 인건비 절감에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항공업계 사업 지출비중을 보면 유류비 다음으로 비중이 큰 항목이 인건비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도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 측은 단기 무급휴직을 500여명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몸집 줄이기는 조원태 회장의 메시지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뉴욕에서 특파원들과 기자간담회에서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과감하게 버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며 사업 구조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달 29일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조직을 슬림화하고자 임원 수를 20% 이상 감축했다. 

또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임원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의 임원 수는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었다.

아울러 무인화 시스템을 강화해 공항 상주 인력을 축소시켰다. 지난 8월부터 국내선 공항 일반석은 카운터를 없앴으며, 고객들에겐 인터넷·모바일이나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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