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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카오스 한남3구역...‘재입찰 vs 제안서 수정’ 놓고 조합원 간 갈등 격화다음달 15일 ‘대의원 총회’에서 결론 내리기로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천복궁교회에서 열린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 입구 전경. 사진=김주경 기자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한남3구역 재개발이 또 다시 혼돈에 빠졌다. 서울시·국토부가 입찰중지와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다.

조합원들은 현재 제안서 전면 재입찰과 위반사항을 제외한 제안서 수정을 놓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한남3구역 조합 측에 따르면 이날 정기총회에서 안건을 결론짓기에는 무리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이날은 조합원 측 전체 의견을 듣는 공식 석상인 만큼 안건을 충분히 논의한 후 다음달 15일 께 열리는 대의원 회의에서 결론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도 한남 3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 재입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남3구역 재개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동안 이곳은 서울시와 정부 당국의 과도한 제재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GS건설과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 3곳 건설업체가 경쟁입찰에 참여하며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16년 만에 급물살을 타게 된다. 

이런 와중에 지난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한남3구역 재건축 공사 입찰에 과열 경쟁이 의심된다며 합동 특별점검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입찰한 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 3곳 모두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 20여건의 현행법령을 위반했다며 입찰무효를 통보했다.

앞서 조합원 측은 지난 2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 방식 문제를 두고 입찰 참여 건설사 관계자를 포함해 조합원들과 의견을 나눴으나 결론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열린 서울 용산구 천복궁교회에서 열린 정기총회는 전체 한남3구역 조합원 3800여 명 가운데 약 1500~17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복궁교회 입구에 들어서자 수백명의 한남3구역 조합원들이 신분확인 작업을 거친 이후 비표를 받고 있다. 사진=김주경 기자

이날 열린 ‘한남3구역 재개발조합 정기총회’에서는 △2019년도 수입예산안 승인의 건 △2019년 운영비 및 사업비 예산안 승인의 건 △2020년도 운영비 및 사업비 예산안 승인의 건 △조합정관 변경의 건 △시공자 현장설명회 참여보증금 대여금 전환에 따른 사업비 집행 추인의 건 등 11개 안건이 상정됐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GS건설·현대건설·대림산업의 합동 현장설명회는 취소됐다. 시공사 입찰 무효 건은 총회 안건으로 다루지 않고 다음달 15일께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10년 전에 조합원으로 가입했다는 A씨는 “사실 한남3구역은 서울에서도 최다 규모의 재개발 단지로 손 꼽히는 만큼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아 조합원들 모두 날이 서 있다”며 “표면적으로는 어떤 형태로든 현재 경쟁입찰에 참여한 3곳 건설사를 중심으로 재개발을 강행해야 한다는 입장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조합원들끼리도 잡음이 상당해 쉽게 결론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 조합원 내부에서는 시나리오는 재입찰과 제안서 수정으로 맞서는 상황이다.

조합 집행부를 비롯한 대다수 조합원은 현재 국토부와 서울시가 지적한 위반사항을 제외한 제안서 수정안으로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시공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데다 조합에서는 3곳 건설업체에서 제시한 혜택을 그저 들은 것이지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다. 

설사 3곳 건설사가 제안한 내용이 법에 저촉된다 해도 그 부분을 제외하고 제안서를 수정하면 재개발 추진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이 경우 수사 결과에 따라 입찰에 참여한 건설업체 모두 타격받을 수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오늘 오전 건설사 3사의 입찰 제안 내용에 위법사항이 충분하다고 결론짓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2월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마련해 시공사가 이사비를 포함한 과도한 금품이나 향응 제공을 금지한 바 있다.

이는 2017년 9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건설사들의 과열경쟁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구체적 금지 내역과 기준을 제시한 조치다.

만약 시공건설사가 이를 위반할 경우 입찰자격을 박탈하도록 했다.

한남3구역도 마찬가지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건설사는 입찰자격 자체가 박탈될 뿐만 아니라 향후 입찰사업에도 참여가 어렵다는 감안하면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조합원 A씨는 “10년을 넘게 기다렸는데 또 늦춰지게 생겼다”며 “서울시 발목잡는 행위에 지칠대로 지쳤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입찰보증금을 몰수하자고 재입찰을 추진하면 결국 우리만 손해”라며 “더 이상은 못 기다린다”고 응수했다.

교회 안쪽 접수장에서 비표를 받은 수백명의 조합원들이 정기총회 회의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주경 기자

한편 일부 조합원은 재입찰을 주장하고 나섰다. 

건설사들이 제시한 이주비 5억, 임대 0세대, 등의 조건은 지나치게 과도해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들이다. 

따라서 4500억원 규모의 입찰보증금을 조합에 귀속시켜서라도 입찰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재입찰 결정이 내려지면 기존에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와 갈등은 불가피하다. 

4500억원에 이르는 입찰보증금 때문이다. 현행 규정상 조합이 입찰 무효를 결정한 이후 재입찰하면 입찰보증금은 발주자(조합)에 귀속된다.

문제는 보증금 수준이 워낙 높다는 점이다. 

현재 3곳 건설사가 납부한 입찰보증금은 각각 1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700억원은 이행보증보험증권 800억원은 현금으로 내기로 했다. 

만약 조합에 보증금이 몰수되면 건설사들은 낸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피해가 막대해 소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건설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재입찰로 입장을 선회하면 사업이 중단된다는 점과 법적 책임까지 져야한다는 점도 조합 측에서는 부담이다. 

건설사들이 민사 소송을 제기하면 대법원 판결까지 수 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데 이 경우 사업 지연이 불 보듯 뻔하다.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을 할지 안할지 여부와 보증금 귀속 여부는 조합 결정에 달렸다”면서도 “건설사 입장에서는 사업 초기 비용이 워낙 커서 보증금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몰수를 결정하면 대법원판결이 날 때까지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재입찰이 불가피하다면 조합 입장에서는 입찰보증금을 포기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조합원 B씨는 “건설사들이 당초에 제시한 혁신설계안만 문제가 없었다면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는데 이게 뭐냐”면서 “또다시 기다려야 하는 조합원들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수주만 하면 다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조합원 C씨는 “대안설계 등은 정비사업 전반에서 10% 내외만 허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터무니 없는 안을 제시한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사업지연에 따른 비용은 조합원 측에게만 전가시키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t@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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