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 인수로 아시아나 기업가치 크게 재고 될듯...대한항공 추월 가능성↑"

[뉴스워치=김은정 기자] HDC컨소시엄을 사실상 새주인으로 맞게된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제치고 1위 국적항공사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DC와 재무적 투자자 미래에셋대우의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아시아나가 그룹내 업종간 시너지 창출을 통해 머지않아 대한항공을 추월할 가능성도 적지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HDC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기존 아시아나의 체질 개선에 발빠르게 착수했다. 아시아나를 1위 국적항공사로 올려놓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먼저 12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실무진을 불러 새로운 아시아나항공의 브랜드 제작을 지시했다. 브랜드 제작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최종 계약이 마무리될 때까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보라는 것이다. HDC는 올해 안에 금호그룹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계열사 편입이 마무리되는 대로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 회장은 이어 우선인수협상자 발표가 되자 즉시 기자회견을 자청, “HDC 그룹이 항공 산업 진출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항만사업 등과 연계한 그룹내 시너지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재무적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서도 실적개선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HDC가 인수후 대대적인 자금 투입과 체질 개선에 나설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비상(飛上)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많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연결기준 7조1834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8.9% 증가한 것으로 나났다. 다만 영업이익이 282억원으로 전년대비 88.5%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959억원으로 적자 상태다. 올해 2분기 부채는 9조5989억원으로 부채비율이 660%다. 무리한 차입 경영 등이 재무구조를 악화시킨 요인이나 HDC가 이런 부분들은 빠른 시일내에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항공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HDC에는 주목할 부분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 항공시장 규모는 21조원으로 이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가 17조 6400억원, 저비용항공사(LCC)가 3조 9900억원을 차지한다. 지난 3년간 한국 항공시장은 연평균 4.8% 성장했다. 특히 LCC의 경우 연평균 19.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항공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상반기 기준 국내선은 대한항공 23.0%, 아시아나항공 19.5%였고 국제선은 대한항공 22.1%, 아시아나항공 15.1%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간극이 그다지 크지 않다. 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을 추월, 1위 국적항공사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히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서도 HDC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기업가치 변화가 커질 것으로 13일 전망했다.

하나금투 채상욱 연구원은 "인수 성공 시 지분율을 고려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연결대상 종속기업이 될 것"이라며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자본구조, 손익구조, 비즈니스모델(BM)에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부동산개발업을 BM으로 하는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실적 추정과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게 됐다"며 "자본 2조원, 자산 4조5천억원의 부동산기업으로 매년 영업이익 5천억원 이상을 내는 별도기업이 아니라 자산 11조원, 부채 9조6천억원의 아시아나항공을 연결로 잡는 복합기업으로 거듭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2일 아시아나 우선협상자 발표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편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입찰에 참여했던 3개 컨소시엄 중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달성 및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 

인수전 초반부터 자금력에서 우위에 섰던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손을 들어준 데는 HDC현대산업개발이 1조원 이상 현금을 보유한 데다 미래에셋대우는 9조원대 자기자본을 가진 점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

HDC그룹은 아시아나 인수 가격으로 2조4000억원~2조5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호산업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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