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이 16일 "추석은 지났고 우리 당의 지지율은 의석수 6명인 정의당보다 못하다. 이제 약속한 시간이 다 됐다"며 손학규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당내 최다선인 정 의원은 지난 4월 손 대표로부터 혁신위원장 제의를 받았던 인물이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지난 4월 지방선거 참패로 당은 내홍으로 치달았다. 당과 국민은 손 대표에게 책임을 요구했고 손 대표는 지난 4월15일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며 사퇴의 조건을 내걸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 의원은 "'추석 때까지 제3지대의 그림이 그려지고 이를 위한 바른미래당 모습과 역할이 구체화할 텐데 그때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만두겠다고 했다"며 "155일이 지난 지금 추석이 지났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우리당 의원들과 당원들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손 대표의 개혁이 아닌 사퇴였다"며 "당 대표가 무엇을 하길 바란 것이 아니라 무엇도 하지 않고 사퇴하기만을 바라는 비참한 희망이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그는 "155일 시간동안 무엇이 달라졌나"라며 "불법 사보임까지 단행하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강행했다. 당 대표 사퇴를 기치로 나선 오신환 원내대표가 당선됐고, 손 대표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자 받아들인 혁신위원회는 무산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손 대표는 젊은 혁신위원들을 밟고 당권을 연장했다. 퇴진을 요구하는 당직자를 무더기로 해임시켰다. 혁신위 안건 상정을 요구하는 인사들을 고소했다"며 "그럼에도 참았다. 쓰디 쓴 침묵을 이어왔다. 손 대표의 약속에 대한 존중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문재인 정부와의 싸움이 시작됐다. 바른미래당은 대안정당으로 이 싸움의 최전선에 서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당대표 리더십 조차 제대로 서지 못한 바른미래당 역시 척결의 대상이라고 한다"며 "바른미래당이란 이름으로 참전하기 위해 조건이 있다. 바로 손 대표의 사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아울러 "손 대표는 패권과 패거리에 의존한 문재인 대통령과 다를 바 없다. 총선승리와 정권연장에만 혈안이 된 민주당과 다를 바 없다"며 "문 정권과의 싸움은 손 대표의 사퇴부터 시작된다. 우리 당이 싸움에 결연히 참전할 수 있도록 사퇴하십시오"라고 재차 강조했다.

발표가 끝난 뒤 기자들이 바른정당계 의원들과 교감있었는지 묻자 정 의원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퇴진을 직접 요구한 이유에 대해선 "당내 최다선 의원으로서 손 대표가 한 약속을 기다려보자는 생각이었다"며 "어떻게든 당 수습안을 내놓고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손 대표가 약속한 시일이 지났고, 첫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됐지만 아무런 답도 내지 않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듯 지나가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가 퇴진하지 않는다면 방법이 없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정치는 당헌당규만으로 하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후에 전제될 모든 사안의 책임은 손 대표에게 있다. 모든 것을 포함해 만약 손 대표가 지금같은 사태로 가게되면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 부분에 대해 논의하고 모든 방법과 수단을 동원해 당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중대결정이 무엇인지에는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뭐하고 일단 지켜보겠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