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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한국어 교육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한국의 교육열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교육열은 식민지와 6·25동란이라는 참화에서 한국을 선진국반열에 올려놓는 밑바탕이 되었으며 세계 각국과 경쟁하는 한국의 무기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의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은 “미국은 교육개혁을 통해서 나라를 재건하는 일에 한국으로부터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하였고 안 던컨 (Arne Duncan) 교육부장관 등 미국의 각료들도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교육열을 극찬 하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2014년 OECD 교육지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층(25~34세)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6%, 고교 이수율은 98%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 13세부터 만99세까지 국민들의 고등교육 입학률은 대학(석사과정 포함) 69%, 전문대학 36%로, OECD 평균치(전문대학 18%, 대학 58%)보다 각각 2배, 11%p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높은 교육열은 청소년을 학자금대출로 인한 채무자의 신분으로 전락시켜 사회에 진출시키고 있으며, 높은 실업율과 비정규직 양산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중학생과 그 학부모는 자사고나 과학고 입학에 목을 매고, 고교생은 명문대학의 합격을 위해, 대학생은 소위 ‘스펙 쌓기’에 열중한다.

한국의 교육열은 아기로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부모들은 조기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커지면서 아기에게 하루 종일 말을 가르치고 한글은 언제 떼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에 빠진다. 빠르면 만 3세에서 시작해 대부분의 아이들이 한글을 떼고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유치원과 조기교육에 부는 부모들의 열정 또한 대단하다.

그런데 장차 이 땅에서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야 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출발부터 아주 불리하다. 얼마 전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과의 간담회가 개최되었는데 이날 간담회에서 결혼이주여성과 혼인귀화자 등 참석자들은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자녀교육에 대한 문제를 꼽았다고 한다. 엄마가 한국어가 원활하지 못해 자녀의 언어 발달이 늦어지고 있으며, 자녀들은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의하면 실제 결혼이주 후 1년 이내에 80% 이상의 여성이 임신하고 언어장벽이 있는 상태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양육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엄마의 언어가 원활하지 못한 상태에서 자녀의 언어발달을 도울 수 없고, 이로 인해 자녀들이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에서 왕따를 경험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결혼이민자들은 한국에 입국하여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아이를 출산한다. 엄마 품에서 한국어를 배워야 할 아이들이 엄마에게 한국어를 배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피붙이를 영아 전담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한, 아이들이 언어를 배워야 할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결혼이주여성과 여러 이유로 한국에 첫발을 디디고 출산에 이른 여성을 위한 한국어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자기 자식이 남들보다 뒤처지길 바라는 엄마는 없다. 아이를 가르칠 수 없는 엄마의 아픔은 차라리 비극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 적응하고 여러 가지 극복해 나가야 할 것들이 많은데, 여기에 자식 교육 문제까지 더해져야 하는 이주민 여성들의 삶을 깊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다문화 현실은 다른 국가의 그것과 차이가 크다. 다른 국가의 이주민이 주로 이주 노동자들로 이루어져 있음에 비해, 한국은 결혼이주여성의 비중이 높고 다문화정책의 대부분이 이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민자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은 부모 모두 이주민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주로 학교 교육을 통해 이주민 자녀의 언어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이주민 자녀는 어머니만 이주민인 경우가 많아 미국과는 다른 방식의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어를 못하는 어머니를 두고, 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출신국가를 묻고, 자녀를 이주민 취급하려는 현실에 고민하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문제는 근본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머니인 결혼이주여성의 한글교육에 더해져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에 대한 이해교육이 더욱 보강되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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