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이 적극적 역할해서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된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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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곽유민 기자]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올해보다 9.3% 증가한 513조5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9.7%)에 이어 2년 연속 9%대 증액이다.

정부는 29일 열린 임시국무회의에서 올해 본예산 469조6000억원보다 43조9000억원(9.3%) 늘어난 513조5000억원의 ‘2020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예산안은 다음달 3일 국회에 제출하게 되며 국회는 법정시한인 12월 2일까지 심의·의결해야 한다.

지출증가율 9.3%는 내년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 3.8%의 2배를 뛰어넘을 정도로 확장적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지난 2009년 10.6% 이후 최고 수준의 재정 확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경제가 어려운데 재정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서 성장경로로 복귀하는 게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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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안을 세부적으로 보면 일본의 수출규제 등 경제보복에 대응해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술 개발, 제품 상용화 지원, 설비투자 확충·해외기술 도입 등을 위한 자금공급에 2조1000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올해보다 1조3000억원(163%) 늘어난 규모다.

데이터, 5G 네트워크, AI(‘D.N.A’)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플랫폼과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BIG3’ 핵심사업에는 1조5000억원(46.9%) 증가한 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스마트공장, 에너지 신사업 등 주요 선도사업에 올해보다 6000억원(24%) 증가한 3조1000억원을 투자하며, 6000억원을 투입해 4차산업혁명을 견인할 미래 인재 4만8000명을 양성한다.

모험 자본 공급을 위한 모태펀드 출자 확대에 1조원을 투자, 총 5조5000억원을 창업·벤처 시장에 공급한다.

무역금융을 4조2000억원 확대해 수출 부진을 해소하고 정책자금 14조5000억원을 풀어 중소·중견기업의 경영부담을 덜어준다.

정부가 혁신성장과 경제활력 제고에 올인하면서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는 23조9000억원으로 5조2000억원(27.5%) 늘린다. 증가율은 12개 분야 중 가장 높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2.9% 증가한 22조3000억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첫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을 올해 21조2000억원보다 21.3% 늘린 2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다.

일자리를 포함한 보건·복지·고용 예산은 181조6000억원으로 20조6000억원(12.8%) 늘어난다. 총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상승,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초연금(11조5000억→13조2000억 원) 등을 크게 증액하고 실업급여(7조2000억→9조5000억 원)의 액수와 기한을 늘린 영향이다.

교육예산은 72조5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2.6%) 늘어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55조5000억원으로 2000억원(0.4%) 늘어난 영향이다. 복지와 교육예산을 합하면 254조원으로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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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수입은 482조원으로 5조9000억원(1.2%)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국세 수입이 올해 294조8000억원에서 내년 292조원으로 2조8000억원(0.9%) 줄어들면서 10년 만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세입 부족을 보전하기 위한 적자 국채 발행 규모는 올해 33조8000억원에서 내년 60조2000억원으로 증가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재정 건전성 지표들은 악화한다. 내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72조1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34조5000억원, 국가채무는 805조5000억원으로 64조7000억원이 각각 늘어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3.6%로 1.7%포인트 악화하고, 국가채무비율은 39.8%로 2.7%p 뛴다.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2023년까지 5년간 연평균 재정지출은 6.5% 증가하는 반면, 국세 수입은 3.4% 늘어나는 데 그치면서 2023년 국가채무는 1000조원을 넘고 국가채무비율은 46.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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