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강민수 기자] 경제적 부담도 나누면서 이성과의 동거를 경험하는 20대가 늘고 있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에서 지난 13일 발표한 '연인과의 동거 및 성(性)태도에 관한 20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4명은 ‘혼전동거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46.0%는 스스로 성에 대해 개방적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남녀 간에 차이를 보였는데, 남성(52.0%)이 여성(40.0%)에 비해 더 개방적이라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tvN '마녀사냥'과 같은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성적 표현이 담긴 유머에 대한 인식을 확인한 결과, ‘성적 농담이 불편하지 않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56.0%)이었으며, 성과 관련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상은 가까운 동성친구(82.8%)와 가까운 이성친구(51.3%)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해, 실제로 20대가 성에 대해 개방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성에 대해 개방적 모습을 보이는 20대답게, 결혼 전 성관계를 의도적으로 갖지 않는 일명 ‘혼전순결’에 대한 거부반응 역시 두드러졌다. 20대의 절반 가까이 (49.5%)가 혼전순결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으며, 특히 20대 후반(54.0%)이 20대 초반(44.7%)에 비해 혼전순결을 반대하는 경향이 더 높은것으로 분석됐다.

20대 3명 중 1명(34.8%)은 연인과의 동거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동거에 찬성하는 이유로, 상대방을 더욱 자세히 알 수 있으며(56.8%), 결혼생활을 미리 체험해볼 수 있다(20.1%)는 점을 꼽았다.

실제로 ‘결혼 전 연인과의 동거가 필요하다’는 질문에 20대의 40.0%가 긍정응답을 나타냈으며, 20대 후반(34.0%) 대비 20대 초반(47.4%)의 긍정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나 동거에 개방적인 인식을 가진 20대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편 미래 자신의 자녀가 연인과의 동거를 희망할 경우에 대해서는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경우(42.5%)거나, 자녀의 연인에 대해 알고 있다면(23.8%) 동거를 허락할 수 있다는 응답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해 상황에 따른 20대의 긍정 반응을 나타냈다.

실제 자기 주변에서 연인과 동거 중이거나 동거경험이 있는지 여부를 묻자 응답자의 2명 중 1명꼴인 48.3%가 ‘있다’고 응답했다. 20대에게 ‘혼전동거’가 단순히 낯설지 않은 것을 넘어 실재하는 현상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대의 성(性)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뀐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지역문화적 특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응답자 중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20대를 거주 지역에 따라 아시아권과 비아시아권으로 나누어 성(性)적 개방성을 살펴보았을 때, 자기가 성적으로 개방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비아시아권 거주 경험자가 52.2%로 아시아권 거주 경험자(41.7%)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 조사를 진행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송혜윤 책임연구원은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서 20대 남녀의 결혼 전 동거를 우려와 비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 사실이지만, 성적인 대화나 표현을 숨기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20대들로 인해 혼전 동거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완화되었다”며 “다만, 20대가 자발적인 연애를 지향하는 데 있어 자신의 선택에 분명한 목적과 책임을 갖고 동거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20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신뢰수준 95% 기준 표본오차는 ±4.9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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