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도 "韓반도체사, 불화수소 대체 공급처로 中화학사"...닛케이 "삼성, 대체 불화수소 테스트 착수"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이우탁·곽유민 기자]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체들이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본격 대응에 나섰다.

한국의 반도체 업체가 일본이 수출 규제에 들어간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소재 3종(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중 에칭가스(불화수소)를 중국 화학기업인 방훠그룹(浜化集団)으로부터 받기로 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중국 상하이증권보를 인용해 17일 보도했다.

불화수소는 웨이퍼를 세척하거나 회로를 새기는 데 활용된다. 노광공정을 통해 웨이퍼에 회로 모양을 앉힌 후 이 모양에 맞춰 깎아내며 회로를 형성하는 과정을 에치(etch)라고 하는데 여기에 쓰이는 소재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불화수소 수출 의존도는 41.9%에 달한다.

신문은 “일본이 고순도 불화수소의 수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공급처로 중국을 택했다”라며 “품질 검사 등을 거친 후 방훠그룹이 한국기업과 정식 협력 관계를 맺었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한국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반발해 지난 4일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에칭가스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핵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에 나섰다. 이전까지는 3년 단위로 포괄적 허가를 내줬던 것을 규제에 따라 일본 업체들이 3종을 한국에 수출할 때마다 계약별로 당국의 허가를 받게 됐다. 모두 일본 의존도가 높은 소재들이라 한국 반도체 기업에 큰 타격이 예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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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6일에는 삼성전자가 불화수소 등 일본산을 대체할 제품을 찾기 위해 한국 및 중국, 대만산 등에 대한 불화수소 품질 테스트에 들어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전했다. 아직 테스트 단계라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될 수 있을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일본의 유력 언론들은 ‘탈(脫) 일본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서둘러 보도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 외에도 한국·대만·중국산 등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는 아직 실험실 단계인 테스트가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날 경우 시험라인 테스트·적용, 양산라인 테스트·적용 등을 거치게 되는데 이것이 완료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또 고순도 불화수소와 관련한 일본 기술력이 경쟁국보다 앞서 있어 어느 정도 대체가 가능할지는 아직 계산하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대해 닛케이는 “삼성전자가 일본산이 아닌 불화수소를 반도체 제조공정에 활용하기 위한 품질 시험에 착수했다”라며 “삼성전자 측에서는 조달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한국·대만·중국 기업 제품일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실제 공정 활용 여부에 대한 판단까지는 2~3개월이 걸릴 전망이지만, 결과에 따라 한국 반도체 업계의 일본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발표 이후 간부 직원을 중국과 대만에 보내 조달 가능성을 타진해 왔다”라며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불화수소 조달처 다변화 등을 검토하지 않았으나 이번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방침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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