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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반도체 위기, 삼성의 외로운 싸움이 돼서는 안된다
이우탁 경제산업부 부장

[뉴스워치=이우탁 기자]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를 맞아 글로벌 경제의 판짜기에 돌입한 시점에서 주도적인 핵심 기술과 경영의 성패는 속도와 시간을 요구한다. 더구나 그 성패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의 강도와 규모가 점증하고 그 향방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경영전략이든 정치·군사전략이든 간에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직면한 상황에 대한 해석과 입장은 다양한 논쟁과 차이를 필연적으로 불러오기 마련이다. 과거 프로이센의 저명한 군인 폰 몰트케는 불확실성과 마찰을 전쟁의 주요 속성으로 간파했다. 그는 "전략은 정치가 제시한 방향을 따라서 작동하지만 동시에 전략이 자신의 행동 수단을 선택하는데는 독립성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아무리 잘 짜여진 전술이나 작전계획도 첫 총성이 울리는 순간 쓸모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을 경계하기도 했다.

韓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이 최근 위기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세계 1등 반도체 기업 삼성의 위기는 곧 韓경제의 위기와도 직결된다. 난관 돌파를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韓경제의 성장과정과 위기때마다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 일본 수출규제, 미·중 통상전쟁, 기업지배구조 개선 압박 등 풀어야 할 난제와 장애물이 첩첩산중이다.

지난 5일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 12조7000억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30조51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글로벌 업황이 '하락국면'에 따른 일시적 부진이라는 분석이 우세하긴 하지만 그것 역시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이번 삼성전자의 성적표에 당혹스러운 입장일 이재용 부회장은 올 2분기 내내 전략적인 행보에 속도를 붙이며 여러 가지 메시지를 내놓았다.

우선 4월 24일 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골자로 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데 이어 4월 30일에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시스템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원대한 목표를 설정한 삼성에 박수를 보내며 정부도 돕겠다고 했다. 이에 이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사람과 기술에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비전 선포식 이후 이 부회장은 4월 15일부터 일본 도쿄를 방문, 현지 양대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 경영진을 만나 5G 사업에 관한 협력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바 있다.

5G와 더불어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의 화두는 인공지능(AI) 기술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집행유예로 석방된 후 3~4월 유럽과 북미 지역을 돌며 AI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점검한데 이어 글로벌 AI 연구거점을 잇따라 구축했다. 

이 같은 행보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의 전환기에서 신성장동력의 핵심축을 시스템반도체, 인공지능(AI), 5G 세 분야라고 확신했다. 이러한 확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들 각각의 분야에는 이미 글로벌 강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모두 아우르는 기업은 삼성전자가 유일하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지난 6월에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등 전자계열사는 물론 비전자계열사인 삼성물산을 직접 방문해 경영진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미래산업전략 등을 집중적으로 모색했다. 이러한 전략적인 행보 와중에도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26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삼성그룹 영빈관 '승지원'에서 마련한 자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과 함께 참석했다. 

또 하나의 주목할 사실은 7월 4일 이 부회장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도 단독으로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해법을 논의했다는 점이다. 이날은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반도체 등 제조에 필요한 핵심 품목 3종에 대한 수출규제에 돌입한 날이기도 했다. 

비단 경제적·사업적 변수들 뿐만 아니다. 사업 외적인 변수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연루 의혹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그 판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를 둘러싼 검찰 수사 역시 삼성전자로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조만간 대법원 판결이 어떤 내용일지는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판결 이후에도 상황이 어떻게 전개·정리될지는 불확실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안개 속 상황에서 바쁘게 달려온 삼성전자의 3분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 단지 실적의 결과 그 추이를 묻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현재와 미래의 위기들을 어떻게 돌파해나갈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의 연장선에 있다.

한국경제의 위기때마다 삼성전자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며 선도적으로 돌파해왔다. 결단의 시점에서 그동안 삼성전자가 보여준 노력과 투자는 신속했고 과감,정확했다. 지금의 삼성을 있게 한 원동력이기도 하다.

반도체 산업의 변화무쌍한 도전들을 극복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전략과 의지는 확고하다. 다만 그 바탕 위에서 '기술력과 실행력의 단합된 힘을 입증할 수 있는가'하는 점이 지금의 반도체 산업 위기를 극복하는 키포인트다. 결코 삼성 혼자만의 외로운 싸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우탁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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