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25일 금융투자업 인가체제 개편안 발표

[뉴스워치=곽유민 기자] 금융당국은 25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 진입장벽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금융투자업 인가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한 그룹 내에서도 여러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둘 수 있고 증권업 업무확대 절차도 등록으로 간소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방안이 실행될 경우 국내 증권업을 포함한 자본시장에 일대 대 변혁을 몰고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관계기관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개편안을 발표하며 “인가·등록과 관련된 심사기간을 단축하고 불확실성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방안은 우선 새로운 증권사 설립을 활성화하고자 그동안 전문화, 특화 증권사에 한해 허용해 온 증권업 신규 진입을 종합증권업까지 확대한다. 종합증권업은 특정 업무를 넘어 전체 영업을 할 수 있게 됐다.

1개 그룹에 대해 1개 증권사만 허용하는 ‘1그룹 1증권사’ 정책은 폐지한다. 기존 증권사가 추가로 증권사를 만드는 등 복수 증권사 체제로 가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사 역시 공모운용사에 대한 ‘1그룹 1운용사’ 원칙을 폐지하고 사모운용사의 공모운용사 전환 시 수탁금 요건은 현행의 절반 수준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사모운용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모운용사로 신규 진입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의 이같은 방안에 따라 기존 중·소형 증권사들의 합종연횡을 통한 대형화와 함께 신규사들의 종합 증권업 진출 러시가 예상된다.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춘추전국 시대가 찾아온 것으로 전체 증권업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증권사는 56개사로 2010년 이후 신규 진입한 증권사는 6곳에 그쳤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는 50~60개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이번 조치를 계기로 연내에 최소 10개사 정도가 증권업 신규 진출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자산운용사의 경우는 2008년 말 15곳에서 올해 3월 말 현재 207곳으로 늘었다. 인가요건을 완화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여기다 이번 자산운용사 인가 조건이 완화됨에 따라 향후 1~2년내 자산운용사 수는 300곳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그동안 이끌어온 증권사 대형화 기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는 2001년 말 5곳에서 지난해 말 12곳으로 늘었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5곳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고 이 중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은 단기금융업 인가까지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도 초대형 IB 진출을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이번 금융투자업 인가 체계 문제 개선을 통해 증권사 진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경쟁을 촉진, 정부가 추진 중인 혁신성장과 모험자본 공급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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