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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의 폭력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다문화가정이라는 말은 비교적 최근에 생긴 말이다. 국제결혼을 해서 한 가정 내에서 국적이 다른 구성원이 가족이 될 경우, 즉 한 가족 내에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것을 말하는 것인데, 이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한국 다문화사회의 특성을 반영한다.

2003년 3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건강가정시민연대는 기존의 혼혈아, 국제결혼 등 차별적 용어 대신 ‘다문화가정’이란 용어로 대체하자고 권장하였다.

2012년 국제결혼 총 건수는 2만 8325건으로 한국남자와 외국여자가 결혼한 경우는 72%에 해당하는 2만 637건으로, 이중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 여성과 결혼한 사례가 9650건으로 46.5%에 달한다고 한다.

여성가족부의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4년 1월 기준 전국 다문화 가족 구성원은 자녀 20만 여명을 포함해 약 79만 명으로,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약 1.5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매년 급증하는 국제결혼으로 인해 다문화 가정이 거의 40%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이주여성 대부분은 처음의 기대와는 달리 가부장적인 한국의 문화와 언어소통의 문제로 내국인과의 결혼보다 더 다층적이고 복잡한 갈등에 노출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4년 한 해에 무려 7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이 남편이나 주변 남성에 의하여 참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0년 여성가족부의 가정폭력 실태조사에서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발생률은 70.4%로 일반가정(53.8%)보다 크게 높았다. 한 조사에 의하면 다문화가정 10가구 중 5가구 이상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정부는 다양한 다문화 정책을 수행해오고 있지만, 대부분 동화주의 정책으로 주로 이주여성들의 적응 지원과 한국사회에의 동화에 초점을 두어왔다. 이에 한국 사회의 낮은 다문화 수용성, 단일민족으로 대변되는 외국인에 대한 배타성과 이주민에 대한 편견 등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인권을 해치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많은 결혼 이주여성들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고통 속에 내몰리고 있다.

다문화 가정으로 하나의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우리의 문화에 그들의 문화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창출 할 수도 있고 또한 우리에게 없는 이주민의 언어와 문화는 새로운 국가경쟁력을 위한 동력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은 농어촌 총각들과 결혼해 아이를 낳는 등 저 출산에 따른 인구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의 출산현실에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다문화사회의 정착과 결혼이주여성 및 그 가족의 문제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한다. 다문화가정의 가정폭력 문제는 폭력자체가 비인권적일뿐만 아니라 이주한 여성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정상적인 삶을 저해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은 동남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언어를 포함한 사회문화적 차이, 열악한 경제적 요인, 자녀양육과 관련된 갈등, 결혼에 대한 기대, 가정 내 폭력 등이 혼인관계의 파국을 가져다주고 있다.

다문화 가정은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는 가정으로 서로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이 함께 거주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지닐 것을 요구하게 된다. 그러나 남의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니다. 남의 문화를 아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서로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는 국가가 나서서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이주민의 동화도 필요하지만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이주민에 대한 이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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