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증거인멸 총괄’ 삼성전자 정현호 사장 소환" "檢칼끝 이재용 턱밑까지" 등등. 11일자 저녁 주요 언론에 등장한 헤드라인들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상당수 국민들 저변에 깔려있는 반 삼성 정서를 끄집어 낼 듯한 매우 자극적인 표현들이다. 적어도 뉴스에 민감한 국민이라면 삼성전자 사장이 증거인멸을 총괄했고 이재용 부회장이 이를 묵인 내지는 승인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갖게 하기에 충분해 보인다.

최근 삼성을 둘러싼 사법적, 정치적 압박은 차치하고서라도 언론까지 가세한 '삼성때리기'는 매우 우려스럽다.

삼성은 지난 10일 저녁 한장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자제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이 담겨 있었다. 자존심 센 삼성 입장에서 보면 매우 이례적이다. 삼성이 이날 자료를 낸 이유는 '지난해 5월 5일 회의에서 증거를 없애기로 결정한 이후 5월 10일 해당 내용을 최고 경영진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의 보도 때문이었다 . 

삼성은 해당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회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판매현황과 의약품 개발과 같은 두 회사의 중장기 사업추진 내용 등을 논의한 자리였고 증거 인멸이나 회계 이슈를 논의한 회의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어 "이 같은 보도들로 인해 회사와 투자자에게 큰 피해가 우려되고 경영에도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수사가 끝나기도 전에 유죄의 심증을 굳히게 하는 무리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끝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단순히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것이었는지, 이재용 부회장 승계를 위한 것인지는 검찰의 공식 발표나 수사 결과로 판단해야 할 것들이다. 팩트를 드라이하게 좁혀 매우 신중하게 다뤄야할 사안인 것이다. 마치 중계방송속의 해설가 같은 보도들을 쏟아 내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최순실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태를 거치는 동안 韓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의 가치가 적잖이 훼손됐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삼성 때리기'가 마치 정의(Justice) 처럼 인식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힘든 경제상황을 감안할때 더 이상 과도한 '삼성 가치' 훼손은 국익을 위해서라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굳이 삼성이 차지하는 韓경제 비중을 따지자면 이같은 우려가 설득력이 있다. 2017년 국가예산은 400조다. 2017년 삼성그룹 매출은 전자 239조, Sds 9조, 디스플레이 34조, 물산 29조, 전기 6.8조, 중공업 7.9조, 생명 32조, 기타 30조 이상이다. 그룹 전체 매출이 390조가 넘어간다.

삼성전자 매출만 놓고 보다라도 국가예산의 70%가 넘는다. 여기다 삼성그룹 총직원은 50만명, 전자만 20여만명이 넘어간다. 수십년간 삼성 중심으로 성장해온 韓경제의 왜곡된 단면이긴 하나 삼성의 중요성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인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 목표를 제시하고 133조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통큰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못하면 이와 관련된 모든 제반 사항들에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뉴스워치 공동대표이사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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