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미흡하다는 반응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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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김도형 기자] 가업(家業) 상속 시 공제 혜택을 받는 중소·중견기업의 업종·자산·고용 유지의무 기간이 내년부터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들고 요건이 완화된다.

다만,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의 기준은 중소기업과 매출액 3천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으로, 공제 한도는 최대 500억원으로 각각 유지돼 업계는 '미흡한 개편안'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당정 협의 통해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방안 확정

정부는 11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개정 내용은 2019년 정부 세법개정안에 반영시키고 9월 초 국회에 제출,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은 중소기업 또는 매출액 3천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을 가업으로 물려받는 경우 피상속인이 경영한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원 한도로 상속세 과세가액을 공제해 상속세 부담을 완화해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가업 상속 후 사후관리기간 동안 주된 업종을 유지해야 하고, 20% 이상 자산을 처분하지 못하며, 고용 인원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요건이 붙는다. 이를 어길 경우 상속세와 이자를 내야한다.

당정은 이번 개정을 통해 가업상속공제를 받은 기업이 업종, 자산,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사후관리기간을 현행 10년에서 7년으로 단축시킨 것이 핵심이다. 독일은 가업 상속 시 사후관리기간이 7년, 일본은 5년인 점을 감안했다고 당정 측은 설명했다.

업종 변경 범위도 기존 한국표준산업분류 상 소분류 내에서 중분류 내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식료품 제조업(중분류) 내 제분업(소분류·전분 및 전문제품 제조업)에 대해서는 제빵업(소분류·기타 식품 제조업)으로 전환을 허용한다는 뜻이다. 기술적 유사성이 있지만, 중분류 범위 밖에 해당하는 업종으로의 변경이 필요한 경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승인하면 업종변경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가로 마련하기로 했다. 

당정은 가업상속공제 기업의 사후관리 기간 내 자산처분에 대해서도 불가피한 경우 예외사유를 추가하기로 했다. 중견기업의 경우 10년에서 7년으로 줄어드는 사후관리기간을 통틀어 계산했을 때 상속 당시 정규직 근로자 수의 120% 고용유지 의무를 100%로 완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모든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가업상속시 상속세 및 증여세를 최대 20년에 걸쳐 나눠 납부할 수 있도록 하는 연부연납 특례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피상속인의 경영·지분보유 기간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상속인의 상속 전 2년간 가업 종사 요건도 없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가업상속공제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이번 개편이 가업의 안정적 유지와 경쟁력 제고를 통해 고용불안과 투자 저해요인을 해소해 중소·중견기업의 활력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미흡한 개편 지적

당정은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의 기준을 중소기업과 매출액 3천억원 미만인 중견기업으로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매출액 기준을 추가로 완화하자는 요청이 있지만 향후 국회 세법심사 과정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이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상 기업 매출액 기준과 관련해 축소와 확대 등 다양한 의견이 있고, 제출된 법에도 여러 의견이 있는데, 국회 논의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해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가업상속지원세제 개편안이 미흡한 수준이라며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등을 요청했다. 경총은 이날 입장문에서 "기업들이 요구한 내용에 비해 크게 미흡해 기업승계를 추진하려는 기업들이 규제 완화 효과 자체를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경총은 "우리나라 상속세율은 최대주주 할증도 있어 사실상 세계 최상위권이고 공제요건이 경쟁국에 비해 까다롭기 때문에 많은 기업인이 기업승계를 포기하고 매각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어렵게 키워온 기업들이 시장 경쟁력과 영속성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경영권 방어수단이 부족한 우리의 경영제도에서는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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