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안철수계 '지도부 비판'… 손학규계 "꼭두각시 데리고 나가라"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가시화되면서 이를 놓고 내홍을 겪었던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분당' 국면을 맞게됐다.

바른정당계는 물론 일부 국민의당계의 강한 반발에도 당 지도부가 오신환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을 강행한 것은,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로도 불리는 바른정당계, 국민의당 출신 가운데 안철수 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안철수계'와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호남계' 등으로 나뉜 상태다.

4·3 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손학규 대표 퇴진론에 이어 패스트트랙 갈등을 빚으며 분화 양상은 더욱 뚜렷하다.

유승민 등 바른정당계 '불신임' 등 집단 행동 예고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필두로 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오신환 의원 사보임 신청서를 국회에 제출한 데 극렬히 반발, 본격적인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일단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26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긴급 의원총회에서 손 대표의 탄핵과 김관영 원내대표 불신임을 물을 계획이다.

바른정당계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탄핵·불신임이 규정상 구속력은 없지만, 가결된다면 모두 버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안철수계 인사들 역시 패스트트랙을 강행한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당내 분열상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는 양상이다.

이날 '오 의원 사보임 반대' 문건에 서명한 의원은 총 13명으로, 바른정당계 의원 8명 외에도 김삼화·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로 분류된 의원 5명이 포함됐다.

손학규 등 지도부 정면돌파 의지

하지만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수개월 간 당내 다수 지지를 기반으로 여야 3당(더불어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과 패스트트랙을 성사시킨 만큼 기세를 몰아 지도부 사퇴론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손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찬열 의원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유승민 의원은 꼭두각시들을 데리고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라"는 작심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바른정당계를 겨냥해 "보수대통합을 염두에 둔 (이들의) 당권경쟁 때문에 당내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졌다"며 "패스트트랙 지정이 완료되면 절대 (바른정당계의) 탈당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가 공직선거법 개정안,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 등 3개 법안이 패스트트랙에 오르는 대로 당 분열 상황에 책임지는 차원에서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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