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일 만에 석방……"도도맘 진술 신빙성 부족"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자신과 불륜설이 불거졌던 유명 블로거의 남편이 낸 소송을 취하시키려 문서를 위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받은 강용석 변호사가 2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유명 블로거 김미나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취지다. 강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24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지 163일 만에 구속 상태에서 벗어나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이원신 부장판사)는 5일 사문서위조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의 남편은 2015년 1월 자신의 아내와 불륜을 저질렀다며 강 변호사에게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강 변호사는 같은 해 4월 이 소송을 취하시키기 위해 김씨와 공모한 뒤 김씨 남편 명의로 된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고 소송 취하서에 남편 도장을 임의로 찍어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같은 혐의로 기소돼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항소하지 않아 형은 확정됐다.

유죄 판결을 내린 1심은 강 변호사가 미필적으로나마 권한이 위임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소송 취하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강 변호사에게 미필적으로도 이와 같은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정반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미나 씨가 강 변호사에게 들었다고 하는 소송 취하 방법에 대한 설명 내용은 내용이 일관되지 않고 객관적인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가 남편과의 대화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강 변호사에게 2시간 동안 설명했다고 하지만 문자메시지의 특성상 압축해 설명했을 것으로 보이므로 구체적으로 알렸다고 믿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남편의 신분증을 소지한 경위 등에 대한 진술이 시간이 지날수록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도 신빙성을 낮췄다고 봤다. 재판부는 "소송 취하를 절실히 원했던 김미나 씨가 남편과의 대화 내용을 '취하에 동의한 것'이라고 유리하게 생각하면서 강 변호사에게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김씨의 남편이 강 변호사와의 합의가 결렬된 다음 날 소송 취하에 응했다는 것이 이례적임에도 법률가로서 부주의하게 김씨의 말만 믿은 잘못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미필적 고의까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본인의 의사에 의해 이뤄지지 않았다면 소송 취하의 효력이 없는데도, 법률 전문가인 강 변호사가 의심스러운 상황을 알고도 용인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법적으로 아무런 실익이 없고,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김미나씨가 범행을 자백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강 변호사의 가담 정도를 높임으로써 자신의 가벌성을 낮추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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