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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유수정 기자] 삼성과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이 지난해부터 ‘프리미엄’을 넘어선 ‘초(超) 프리미엄’ 가전을 선보이는 가운데 소형 생활가전 업계까지 프리미엄 열풍이 번진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 아래 사회적 위화감을 조장하는 동시에 전반적인 가전제품의 기본 단가를 높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는 ‘초 프리미엄’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QLED TV’ 등 가전별 프리미엄 라인을 통해 가전제품의 고급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LG전자의 경우 ‘LG 시그니처’라는 브랜드 아래 무려 1000만원대에 달하는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수요에 따라 TV, 냉장고, 에어컨 등 대형가전을 위주로 한 초 프리미엄 가전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지만 최근에는 다리미, 드라이기, 밥솥 등 소형가전 업체들도 너나할 것 없이 프리미엄 제품만을 신상품으로 쏟아내고 있다.

특히나 기존 해외 프리미엄 업체에 한정됐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국내 소형가전업체까지도 프리미엄 제품만을 앞세우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가전 유통기업인 게이트비젼은 스위스 가전업체 로라스타가 새롭게 내놓은 스팀다리미 제품 3종을 국내에 선보였다. 초 프리미엄이라는 말에 걸맞게 가격은 최고 450만원대에 육박한다.

게이트비젼은 앞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 제품의 국내 총판을 담당하며 국내 가전시장의 ‘프리미엄’ 돌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10~20만원대의 가격이 일반적이던 국내 청소기 업계에 무려 100만원대에 달하는 무선 청소기 제품을 내놓으며 프리미엄 청소기 시장의 서막을 연 이들은 40만원대 드라이기, 100만원대 공기청정기 제품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소형가전시장의 눈높이를 높여 놨다.

일본 가전업체 발뮤다 역시 30만원대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았다는 토스터기에 이어 최근 70만원대 공기청정기 제품을 선보였다.

해외 프리미엄 소형가전 제품의 공세에 국내 업체 역시 잇달아 프리미엄을 단 제품을 출시하고 나섰다.

최근 쿠쿠와 쿠첸 등은 밥솥에 이어 인덕션, 분유포트 등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에 모두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정수기 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코웨이, 교원웰스, 청호나이스, SK매직 등 정수기 업체들은 그 누구하나 빠짐없이 모두 프리미엄을 표방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나서며 홍보에 여념이 없다.

유닉스전자 역시 20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드라이기 제품인 ‘에어샷 플라즈마 시스템’을 내놓은 바 있다.

뷰티 디바이스 시장 역시 프리미엄 열풍에서 빠지지 않았다. 과거 10만원대 전후의 갈바닉 기기 등이 전부였던 것과 달리 최근 LED 마스크 등의 등장으로 무려 100만원 후반 대까지 확장됐다.

업계에서는 “일부 수요에 따른 시장 확대 차원일 뿐”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일각에서는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 아래 전반적인 제품의 기본 단가만 상승시킨 것이 아니냐”고 꼬집고 나선 실정이다.

업계 전반적으로 기존 저가형 제품의 생산 및 판매보다는 고가 라인에 집중하고 홍보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에 있어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프리미엄으로 변화한 가전시장의 트렌드는 소비자의 니즈에서 비롯된 점도 있겠지만 사실상 업계가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며 “기능적으로 큰 변화가 따라오지 못할 경우 결국 소비자들이 외면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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