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등 전 제품 취급…“골목상권 위협” 지적 잇따라

홈쇼핑업계까지 새벽·당일배송에 합류해 소상공인이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과 기사는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유수정 기자] 지난해부터 이어온 유통업계 화두는 단연 ‘배송 전쟁’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한 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온·오프라인 업계는 물론 홈쇼핑까지 ‘당일배송’에 적극 뛰어든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따른 순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점차 소상공인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당일배송 서비스 지역을 지방 소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강원권(강릉·원주·춘천) ▲영남권(구미·김해·양산·진주·포항) ▲충청권(청주·충주) ▲호남권(광양·군산·목포·순천·여수·익산·전주) 등 총 17개시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서울 및 인천광역시·수도권(13개시)에 당일배송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지난해 지방 5대 광역시(광주·대구·대전·부산·울산)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힌 바 있다.

현대홈쇼핑의 당일배송 서비스는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25분까지 진행되는 방송 상품을 저녁 8시 이내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홈쇼핑 배송이 통상 주문 후 1~2일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기간 단축이 상당한 셈이다.

현대홈쇼핑 측은 당일배송 상품수를 확대하기 위해 해당 시간대 방송되는 상품을 현대홈쇼핑 군포물류센터에서 먼저 입고시킨 뒤 전용 차량과 직원을 확대하는 방식을 통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지방 주요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함에 따라 매월 5만명의 고객들이 당일배송 서비스로 상품을 받아볼 수 있게 됐다”며 “당일배송 처리 물량이 50% 이상 증가될 것”으로 내다봤다.

GS샵도 신선식품 당일배송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었다.

GS리테일 온라인몰 GS프레시와 손잡고 시행하는 해당 서비스는 오후 5시까지 주문한 건을 오후 10시 이내에 배송하는 방식이다.

전국에 위치한 GS프레시 물류센터와 GS수퍼마켓 점포에서 배송하기 때문에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나 GS샵은 홈쇼핑 방송 상품과 온라인 쇼핑몰 상품을 함께 취급하고 있다. GS프레시 신선배송을 활용할 경우 배송 기간을 앞당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체 구매 금액이 3만원만 넘으면 온라인 쇼핑몰 상품까지 무료로 같이 배송해준다.

롯데홈쇼핑 역시 오전 11시까지 주문한 TV 방송 상품을 서울 전역 및 경기도 12개 시에 한해 당일 배송한다. 올해 안으로 지방 광역시까지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송파·강동·강남 3개구를 대상으로 온라인몰 신선식품 새벽배송도 테스트하고 있다. 올 상반기부터는 서울 등 수도권지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NS홈쇼핑도 최근 당일배송 및 새벽배송 등의 시행을 위해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물류기지를 건립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식품제조 및 첨단물류를 아우르는 양재동 유통물류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유통환경의 변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편리함이 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지만, 문제는 소상공인들이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일배송에 따른 소비자 편의성 증가는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신선식품 및 골목상권을 침범하는 범위 내의 제품으로 소상공인의 상권을 위협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홈쇼핑업계가 취급하는 새벽·당일배송 품목에는 두부, 콩나물 등 신선식품은 물론 냉장·냉동 식품, 생활용품, 패션, 반려동물 용품 등까지 포함된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역시 “새벽·당일배송은 트렌드 변화에 따른 하나의 마케팅 방법”이라고 말하면서도 “문제는 창의적인 모델이나 진취적인 마케팅 방법이 아닌 대기업의 자본에 의한 시스템이라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및 경제 악화 등의 이슈가 맞물린 열악한 환경 틈에서 자본에 의한 소상공인 생태계 침범이 우려된다”며 “얼핏 볼 경우 4차산업혁명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일자리 감소 등으로 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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