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2차 핵담판 실패로 한반도 비핵화 ‘빨간불’
아시아 주요국 주가 하락…코스피 9거래일만에 2200선 붕괴

코스피 지수가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불안한 전개에 급락하며 전 거래일보다 39.35포인트(1.76%) 내린 2,195.44로 거래를 마친 28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북미 정상간 2차 핵담판이 결렬되면서 아시아 주요국 주가도 썰물처럼 빠졌다. 북미 정상회담 차질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없이 종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났다. 이로써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한반도 비핵화 여정이 최대 위기에 봉착한 모습이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오후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현 시점에서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어 "두 정상은 비핵화와 경제 주도 구상을 진전시킬 다양한 방식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담이 결렬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다른 미국의 상응조치 간에 인식 차가 큰 게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를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이 이에 '과감한 비핵화조치 없이 제재완화는 없다'는 취지의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두 정상은 전날 오후 단독회담과 만찬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8시55분께부터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해 합의문에 담기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회담 차질·결렬에 아시아 주요국 주가 급락

이 같은 북미 정상회담 차질은 아시아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한국의 코스피는 오후 2시30분을 지나면서 낙폭이 급격하게 커지면서 1.76% 하락한 2195.4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2200선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15일(2,196.09)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지수 하락 폭과 하락률은 작년 10월 23일(-55.61포인트·-2.57%) 이후 최대다.

일본 닛케이는 전날보다 0.79% 하락한 21,385.16으로 장을 마감했다. 닛케이는 이날 장중 2만1450∼2만1500선을 오가다가 비슷한 시각 낙폭이 커졌다.

이날 오후 2차 북미정사회담이 예정보다 일찍 종료되고 결국 결렬되면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증시도 약세다. 오후 3시 45분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2,934.32로 전날보다 0.66% 내렸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0.2% 각각 하락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2로 3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면서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도 증시를 압박하는 재료가 됐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 하원에 출석해 미중 합의까지 할 일이 많다며 신중한 기조로 발언한 것도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도 겹악재에 반응했다.

한국 원화는 달러당 1124.44원으로 전날보다 0.5% 급락했다.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호주달러는 1호주달러당 0.7141달러로 0.36% 하락했으며 중국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6.6840위안으로 0.05% 하락해 약보합세를 보였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