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표심 잡고 박근혜 프레임 극복이 '급선무'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으로 시작했던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당 대표 당선으로 이변없이 마무리 됐다. 지난달 15일 입당 이후 43일 만에 당을 이끄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전대 결과는 오히려 황 대표에게 쉽지 않은 미래를 예고했다는 분석이다. 전대 과정에서 불거진 '우경화' 프레임 극복부터, 친박계의 지원을 받은 만큼 향후 공천에서 인적쇄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 내내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주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만큼, 쇄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도로 친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전망이다.

중도 흡수 위해 우경화 극복해야

황 대표가 극복해야할 최우선 과제는 '우경화' 프레임 극복이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 불거진 '5·18 망언' 논란부터, 당내 '태극기 세력'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당의 '우경화' 논란을 진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당장 전당대회에 출마했던 김진태·김순례 후보의 징계 여부 역시 새 지도부가 해야할 몫이다.

특히 이번 전대에서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50.2%)에게 13%포인트 차이로 뒤진 것은 황 대표가 곱씹어봐야할 대목이다. 당심과 일반 국민들의 여론의 괴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즉 차기 총선에서 기존 한국당 지지층을 넘어서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황 대표가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근혜 프레임 벗어날까

황 대표의 당선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 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국정을 수행했던 경험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아직까지 보수의 '대표주자'가 없는 만큼, 보수진영에서 이에 대한 열망과 '새 얼굴'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황교안 대표는 정치는 신인이지만 국무총리와 대통령 권한대행 등으로 '안정감'을 줬다. 이 부분이 당내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품격 또는 무게감을 중시하는 보수 층에 국정 경험이 긍정적으로 다가왔다는 설명이다. 보수진영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우호적인 여론도 당심이 황 전 총리에게 쏠리게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선 및 대권 승리를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황 대표가 풀어야할 숙제가 박근혜 정부 사람이라는 꼬리표다.

또한 황 대표가 친박계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만큼, 인적 쇄신 문제도 골칫거리다. 향후 친박계가 다시 당의 최대 주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다시 득세하면 당이 외연 확장의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즉 당장 1년여 남은 총선에서 당내 친박 세력들이 다시 전면에 나선다면, 총선에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또한 황 대표가 ‘보수통합'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 역시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우와 손잡았던 황 대표와 개혁보수를 앞세운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대표 등과 결합할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대여투쟁 보여줘야

정치 전문가들은 한국당 황교안 체제가 나아가야할 길은 결국 '대여 투쟁' 및 '이슈선점'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비상대책위원회와 홍준표 체제 등에서 ‘대여 투쟁력’의 한계를 번번이 드러냈던 만큼, 황 대표는 이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황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당선 소감에서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 ‘신적폐저지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취임 첫 메시지 역시 대여 투쟁에 방점이 찍혔다. 황 대표는 "이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폭정을 막아내라는 것이 국민의 가장 큰 바람"이라며 "필요하면 과감히 싸우고 실제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투쟁 모습을 보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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