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서 3개월 연속 금리 유지...'관망세'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등 ‘변수’
올해 0%대 물가상승 ‘전망’…미 통화정책 ‘촉각’

이주열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1.75%)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한 방침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강민수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75%로 유지했다. 지난해 11월 인상 후 3개월째 동결이다. 미국 금리인상 여부,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등의 변수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한은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다. 

한은, 기준금리 3개월 연속 ‘동결’ 

한은은 2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서울 중구 태평로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1.75%로 유지했다.

한은의 이런 결정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장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은 올해 들어 급격히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돌아섰지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연준이 금리인상을 조기에 끝낸다면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반대로 금리를 더 올린다면 한은에는 압박 요인이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현재 0.75%포인트에서 1%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돼서다. 한은으로선 금리인하론에 선을 그어둘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밖에 미중 무역협상, 북미 정상회담, 브렉시트 등의 굵직한 변수가 한은의 고려요인이다. 자칫하면 상당한 파장이 초래되는 이슈들이다.

이제 관심은 4월 금통위로 넘어간다.

한은이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으며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 시장에는 방향 전환 메시지로 읽힐 가능성이 있다.

반면 하반기에 국내 경기가 나아지고, 연준도 금리인상을 재개하면 한은도 한 차례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물가 %대서 등락…성장흐름 1월과 부합

한은은 이날 금통위 회의 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1% 아래에 머무는 등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 성장흐름은 지난달 전망경로와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건설투자 조정이 지속되지만 소비가 증가흐름을 이어가고 수출과 설비투자도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회복된다는 것이 한은의 전망이다.

현재 경제 상황을 두고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소비가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는 등 지난달 전망경로를 다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4월 수정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이미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1.7%에서 지난달에 1.4%로 0.3%포인트나 낮췄다.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8%에 그쳤다.

한은은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률이 1%대 중반으로 올라선다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한다고 봤다.

통화정책 방향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국내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간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완화정도 추가 조정여부는 향후 성장과 물가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번에도 주요국과 교역여건, 주요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변화, 신흥시장국 금융·경제상황,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주열 “미 연준 금리인상 방향은 불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Fed·연준)의 금리 인상 방향 자체가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 연준의 금리 정책이 바뀐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 불안이 제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기준금리 인하론을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한은이) 금리 인하를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재 기준금리(연 1.75%)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국내 경제는 1월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금융안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