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재취임…상고심 연기는 ‘걸림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뉴스워치=유수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한-일 롯데 원톱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이에 그간 미뤄 온 호텔롯데와 일본 제과부문의 기업공개(IPO)가 보다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일 롯데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회 결과에 따라 대표이사로 재취임한다. 사임 1년 만에 일본 롯데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셈이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의 2인 체제로 전환된다.

앞서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연루로 구속됨에 따라 지난해 2월21일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했다.

그러나 등기이사직은 유지하고 있어 이사회 결의만으로 대표에 취임할 수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홀딩스 측은 “예측 불가능한 세계 경제와 디지털화에 따라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롯데를 성장시켜온 신동빈 회장의 경영수완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며 “법률가들과 준법경영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이사진의 의견을 총합해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롯데지주 측 역시 “롯데는 2015년부터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겪는 동시에 경험하지 못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었다”며 “신 회장의 복귀는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핵심적이고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신 회장이 일본 경영에 다시 참여하게 됨에 따라 한국 롯데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던 사업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적으로 신 회장의 숙원인 호텔롯데의 기업공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6년 초부터 호텔롯데의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경영권 분쟁 및 검찰 수사 등으로 진행을 중단한 바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물산, 롯데상사 등 롯데 계열사의 지분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 계열사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는 마지막 관문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그러나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일본 롯데 측이 사실상 100%에 가까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일 롯데 계열 분리를 위해서는 호텔롯데의 일본 주주 지분 희석이 핵심인 만큼 이번 경영 복귀를 통해 일본 주주 설득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일본 롯데가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는 제과사업 역시 신 회장의 경영 복귀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롯데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이 롯데홀딩스 경영을 맡은 2015년 이후 1년 만에 설비 투자가 70% 확대됐고 일본 롯데의 제과 관련 성장률도 평균 108%로 늘었다.

그러나 신 회장의 경우 아직 완벽한 자유의 몸이 아닌 만큼 여러 행보에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재판부가 2년6월의 실형을 선고한 1심을 뒤집고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지만 검찰이 불복하면서 같은 달 22일 대법원 상고심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특히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기록을 송부 받은 날로부터 4개월 이내에 판결 선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대법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건을 모두 전원합의체로 보내면서 해당 결과의 영향을 받는 신 회장의 판결 역시 무기한 연기됐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부터 국정농단 사건으로 각각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이 부회장에 대해 비공개로 심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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