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의회 반응 나쁘지 않아...결국 트럼프 손에 달려

▲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이르면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수입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제232조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과연 우리나라 완성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20~25%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대미 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뜩이나 지난해 말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부진이 큰 타격으로 다가오는 시점에서 관세 폭탄까지 부과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완성차 시장은 크게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물론 현대차까지 이번 관세 폭탄 여부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美 상무부 작성한 보고서는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따르면 오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수입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다.

제출기한이 17일이지만 휴일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제출된다. 하지만 보고서에 담긴 내용 공개는 미중 무역전쟁 협상 등을 고려해서 늦어질 것이라는 것이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번 보고서에는 모든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에 20~25% 관세를 부과하거나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 관련 부품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면제 조항을 둬서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관세 부과를 면제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과연 우리나라가 면제 대상국에 포함될 것인지에 대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는 유럽에만 부과?

이런 가운데 이번에는 유럽연합(EU)이 미국에 수출하는 완성차에만 부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지난 10일 스위스 투자은행 UBS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자동차 부품이나 EU가 아닌 국가에서 수입되는 자동차는 관세부과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7년 EU가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는 120여만대인데 관세가 부과되면 고급차 부문에서 수입차 판매가 90% 줄어 들면서 전체 수입차 판매가 65만대 정도로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나 의회의 우리 완성차 관세 면제에 대해 나쁘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및 의회 유력 인사들을 대상으로 자동차 면제 요청을 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미국 유력 인사들은 우리나라가 한미FTA 개정 협상 타결과 발효를 했는데 한미FTA 개정 협상에 미국 자동차 시장의 민감성이 반영됐다는 이유로 면제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고 김 본부장은 전했다.

또한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 폭도 전년대비 22% 감소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선, 자동차 업계 총대 메고 진두지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역시 미국으로 날아가서 관세 면제 관련해서 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실리콘밸리의 미래 자동차 기술 동향을 파악한 후 현지 생산·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관세 면제 문제에 대한 현대차의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미국을 찾아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관세 면제를 강하게 요구한 바 있다.

또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자동차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출”이라고 말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트럼프의 결심은 어디로

이런 가운데 결국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심에 달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상황은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미중 무역전쟁 협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굳이 우리 완성차 대미 수출에 관세를 부과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현대차 등 국산 완성차들이 미국 내 공장을 세워 가동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관세 면제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국내 자동차 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수출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기침을 하면 우리 완성차는 독감에 들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동차 수출의 다변화 등을 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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