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쟁 버리고 경제 올인하라는 설 민심 잘 읽어야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기나긴 설 연휴가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설 연휴 밥상머리의 민심은 매서웠다는 것이 여야 정치권의 공통된 반응이다.

여야는 모두 ‘정쟁은 버리고 경제에 올인하라’는 설 민심을 읽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세부적인 반응을 들여다보면 역시 아전인수(我田引水)에 가깝다.

분명한 것은 ‘정쟁은 버리고 경제에 올인하라’는 설 민심인데 이를 여야는 각자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해석을 해버렸다.

아마도 매서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말로는 ‘매서운 민심을 읽었다’고 말을 하면서도 설 연휴가 끝난 직후 또 다시 정쟁에 몰두해버렸다. 그러면서 설 민심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했다.

옛말에 당동벌이(黨同伐異)라는 말이 있다. 후한말에는 어린 황제가 즉위를 하게 됐고, 이에 황태후가 섭정을 펼치게 되면서 외척들이 득세를 하게 됐다.

환제(132년~168년)가 즉위하면서 환제는 외척들을 몰아내기 위해 환관을 기용하기 시작했고, 환관과 외척들의 정치적 갈등이 심했다.

그리고 환제가 죽은 후 어린 영제(靈帝)가 제위에 오르면서 두태후(환제의 황후)가 섭정을 하게 되면서 다시 외척들이 득세를 하게 됐다.

하지만 환관들이 전횡이 여전히 극심하자 환관들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사전에 누설되면서 환관들에게 제압을 당했다. 그리고 결국 황건적의 난이 일어나면서 후한은 망했다.

이 과정에서 환관을 몰아내기 위한 선비(士)들의 결속력도 상당히 커졌다. 이에 환관세력과 선비세력이 충돌을 하게 됐다. 이를 두고 ‘당동벌이(黨同伐異)’라고 불렀다.

한치 양보 없는 세력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떠나 다른 집단을 무조건 배격하는 것을 말한다.

결국 이런 당동벌이가 후한을 망하게 만들었다. 그런 점을 볼 때 오늘날 우리나라의 정치 현실에서도 무조건 당동벌이가 이뤄져서는 안된다.

즉 정쟁만 일삼아서는 안된다. 현재 우리나라 경제 지표는 빨간 불이 들어왔고, 서민들은 ‘못 살겠다’고 아우성을 하고 있다. 이런 서민들의 목소리도 ‘아전인수’를 하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해석하면서 ‘당동벌이’를 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떠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협치(協治)’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여당은 야당을 끌어 안아야 하고, 야당은 무조건 정부와 집권여당의 발목만 잡을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2월 임시국회가 속절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서민들은 민생법안 통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쟁에만 몰두할 수 없는 시간들이다. 2월 임시국회가 빈손 국회가 된다면 4월에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빨라도 임시국회는 5월에 열릴 수밖에 없다. 그러는 사이 민생법안은 낮잠을 자게 된다.

서민들은 오늘도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여야가 정쟁을 버리고 협심을 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서민을 위한다고 입으로만 외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 서민을 위하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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