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민생·전당대회…상승 효과냐 발목 잡는 역효과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오른쪽)가 28일 오전 당 여성위원회 주최로 서울 서초구 'The K 호텔'에서 열린 여성연대 워크숍에서 얘기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회복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21~25일 전국 유권자 2515명으로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 자유한국당이 전주대비 2.4%포인트(p) 오른 26.7%를 기록했다.

그 외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오른 이유로 꼽히는 세 가지 키워드는 문재인 정부의 각종 의혹, 민생경제 빨간불, 그리고 전당대회다.

하지만 이 세 가지 키워드가 자유한국당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는 결국 자유한국당이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근혜 이후 역대 최고 지지율 선보여

이번 여론조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역대 최고 지지율을 보였다. 리얼미터는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정부와 여당의 악재가 지속된 반사이익 그리고 전당대회를 앞두고 주요 당권 주자들의 지역 행보가 잇따르면서 컨벤션 효과를 지지율 반등의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제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가졌던 지지층이 자유한국당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들어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폭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적자 국채 발행 의혹 폭로, 손혜원 의원의 목포 건물 투기 의혹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유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게 됐다.

여기에 황교안 전 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전당대회 출마 선언 등을 잇달아 하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역시 지지율 상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30% 돌파 가능성은 희박

관심은 보수성향의 ‘콘크리트 지지율’ 30%대를 회복할 수 있느냐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30% 돌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상승 요인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민생 경제가 빨간 불이 들어왔음에도 자유한국당은 오히려 정쟁을 빌미로 임시국회를 올스톱 시켰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강행에 따른 임시국회 보이콧을 했다. 자유한국당이 조 위원의 임명에 반발하면서 릴레이 단식을 지난 24일부터 해오고 있다. 문제는 5시간 30분 단식 농성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바빠서”라고 해명을 했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그것이 단식이냐”라면서 오히려 자유한국당을 맹비난했다.

아울러 임시국회를 열자고 제안을 해놓고서 오히려 국회 보이콧을 한 점을 두고 유권자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 논란 역시 목포 주민들이 반발하기 시작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역공의 기회를 삼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과 송언석 같은 당 의원이 이해충돌 금지 위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아울러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는 세간의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지만 최근 들어 자격 논란을 비롯해 황 전 총리를 둘러싸고 당 비대위와 당 선관위의 갈등으로 내비쳐지면서 전당대회에 흠집이 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계파 갈등이 격화되게 된다면 전당대회는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게 되면서 지지를 하려고 했던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결국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 보여줘야

이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자유한국당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줘야 30%대를 돌파한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이유는 자유한국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못하기' 때문에 반사이익을 얻었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 사태에 휩싸였지만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한 이유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분당 사태라는 후폭풍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는 것은 물론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당시 비대위원회 대표를 영입하면서 새롭게 거듭났다.

이에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콘크리트 지지율이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됐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반사이익만 기대하게 될 경우 오히려 30%대 벽에서 좌절될 수 있다. 지금 당장이라도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야 30%대 벽을 뚫고 40%대로 향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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