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vs 러-중 대결로 번져...美 제재 시작되면 국제유가 껑충

▲ 베네수엘라 국기를 둘러 입은 베네수엘라 시위대./사진제공= 픽사베이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2013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후임으로 등장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때문에 국제유가가 흔들리게 됐다.

취임초부터 마두로 대통령을 거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격화됐고 지난해 선거에선 가까스로 대통령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선거가 불법이라면서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이로 인해 베네수엘라에는 대통령이 두 명이 탄생했으며 두 정권은 정권 투쟁에 매몰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게 됐다.

만약 미국으로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이 제한된다면 국제유가 역시 덩달아 뛸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베네수엘라의 불안한 정치상황이 국제유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원유매장량 세계 최고 베네수엘라 어쩌다가

베네수엘라는 원유매장량이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따라서 정치적 상황이 안정만된다면 충분히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은 마련된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에 이어 마두로 대통령이 정권을 잡으면서 경제는 피폐해졌고 국민들의 시위는 격화됐다.

이로 인해 정치적 불안정은 지속됐고 지난해 선거에 대한 왈가왈부가 일어났다. 결국 국제사회가 개입되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유럽은 지난해 선거는 불법이라면서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임명했다.

이로 인해 마두로 대통령과 과이도 임시 대통령은 군부를 장악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다. 군부를 장악하게 된다면 정권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누가 적법한 대통령인가를 놓고 국제사회가 서로 경쟁에 들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과이도 임시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밝혔고,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과의 국교 단절, 미국 외교관의 72시간 내 추방 등을 발표했다.

반면 지난 26일 유엔안보리에 상정된 베네수엘라 대통령 문제는 러시아와 중국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은 마두로 대통령이 재선거를 8일 이내에 실시하지 않으면 과이도 임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겠다고 나섰다.

베네수엘라 국기./사진제공= 픽사베이

마두로, 美와 외교 단절 선언...원유 수출 차질

마두로 대통령이 미국과의 외교 단절을 선언하면서 베네수엘라의 원유 수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수출기구(OPEC)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원유 생산량은 하루 120만배럴 정도다. 따라서 원유 수출이 제한된다면 국제유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미국 정유업체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베네수엘라로부터 값싼 중유를 수입해왔다는 점을 비쳐볼 때 정유업체는 상당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국제유가 강세...국내 휘발유 상승세 전망

이런 가운데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53.6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말 배럴당 45.41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 역시 25일 기준으로 배럴당 61.15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15.7%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사회간접자본 건설 등 경기 부양책으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혼란도 작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국내 석유제품도 오름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국내 휘발유 평균가는 전주보다 2.5원 떨어진 리터(L)당 1345.5원으로 2016년 3월 둘째 주(1340.4원) 이후 34개월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겹쳐 리터당 1200원 대 주유소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격 하락폭은 22.2원→20.2원→7원→2.5원으로 매주 줄어들고 있다.

석유공사는 “국내제품가격은 지난 2주간 국제유가의 소폭 상승과 국내 유류세 인하 효과 등의 영향으로 보합세를 보일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