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연합회 출범...베트남 중심 탈피 필요

▲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왼쪽)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 출범식에서 출범선언 및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민관이 손잡고 동남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키로 했다. 24일 우리 기업의 신(新)남방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경제단체, 공공지원 기관 등 21개 민관 단체로 구성된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가 출범식을 열었다.

신남방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인도까지 포함한 나라들을 의미하며 이들 나라가 최근 빠른 속도의 경제성장을 보이자 우리 정부도 지난해부터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 비즈니스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다행스럽게 신남방 국가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미래의 청사진은 상당히 밝은 편이라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이 초대 회장으로

연합회는 무역협회,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와 건설, 전자, 유통. 프랜차이즈 등 제조 및 서비스 분야 21개 민관 단체가 참여한다.

연합회 초대 회장으로 김영주 무역협회 회장이 추대됐고 코트라와 신남방정책추진단이 공동간사를 맡는다.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체계적인 통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우리 기업들의 신남방 국가 진출 지원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은용 변호사는 신남방 한중일 전쟁 필승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는데 현지 정보와 최대한 결합시켜 기업들이 자유롭게 공유해야 한다며 연합회가 플랫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왜 신남방인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11월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신남방정책을 전격 선언했다. 그 이후 신남방 국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신남방 국가를 주목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생존을 위해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형국인 점을 감안하면 신남방 국가로 눈길을 돌림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 비중은 25%, 대미 수출 비중은 12%로 두 나라 모두 합쳐 37%다. 따라서 두 나라가 만약 싸우게 된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두 나라로의 수출 비중을 떨어뜨릴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에 눈길을 돌린 것이 바로 신남방 국가들이다. 지난해 한·아세안 교역액은 1600억달러로 추산되며 오는 2020년에는 2000억달러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한중교역액 2400억원을 바짝 추격하는 수준이다.

2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 출범식을 가졌다./사진제공=연합뉴스

새로운 국제사회 질서에 편입

무엇보다 국제사회 질서를 미국과 중국 중심에서 새로운 질서로의 재편이 이뤄질 수도 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이제 미국과 중국은 경제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과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미국과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 대한 우리의 경제적 의존이 높은 편이다. 

다만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 등에서 경험했듯이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의 명령 하나로 우리 경제를 초토화시킬 수도 있다.

이에 미국과 중국이 아닌 새로운 시장질서를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정부는 신남방 국가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신남방 국가입장에서도 국제적으로 자신들의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맏형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눈부신 고도성장은 물론 민주주의를 이뤄낸 국가이면서 한류 열풍이 동남아를 강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신남방정책을 통해 새로운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충분하다.

높아지는 신남방 투자

이에 우리 기업도 신남방 투자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직접 투자가 41% 감소한 반면 아세안은 18%, 인도를 포함한 남아시아는 각각 13%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인도 현지에서 삼성전자 휴대폰 공장이 가동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처럼 신남방에 기업의 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풍부한 인적 자원뿐만 아니라 블루오션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의 휴대폰이나 반도체, 자동차 등은 이미 국제사회에서 포화상태라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신남방 국가는 아직도 블루오션이라는 분석이 있다. 따라서 기업들이 신남방 국가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당연하다.

또 다른 이유는 신남방 국가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아프리카로 진출할 수 있다. 아프리카는 인류에게 남아 있는 굴뚝이면서 마지막 시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아프리카는 훗날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신남방 비즈니스를 통해 최종적으로 아프리카 진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베트남에게 집중된 투자

다만 신남방 비즈니스가 베트남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남방정책이 베트남 이외의 국가에서 소외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

신남방 국가가 중국과 일본 등에 쏠리는 현상을 탈피하기 위해 우리나라와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우리 기업들은 베트남에 관심을 두면서 다른 국가들이 홀대를 받는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자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에게 쏠린 투자를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류 열풍이 불고 있지만 한류 열풍이 식게 된다면 그때부터 베트남에 비해 소외됐다는 혐한론이 들끓게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런 이유로 베트남에서 벗어나는 신남방 비즈니스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베트남에 너무 쏠려 있기에 다른 나라에서 충분히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투자처의 다양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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