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개성공단 재개 빅딜?...스웨덴 회담 결과는

▲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이 사실상 2월 말로 예정된 가운데 의제와 장소에 대한 논의를 스웨덴 휴양지에서 하고 있다.

이번 회담 결과에 따라 2차 정상회담의 합의 도출 여부가 결정되면서 과연 어떤 논의가 오갈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높은 단계의 비핵화 이행 합의 대신 낮은 단계의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ICBM 폐기와 개성공단 재개 빅딜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고 북한이 원하는 것은 개성공단 재개이기 때문이다.

스웨덴에서 우리나라-미국-북한의 만남

오는 22일(현지시간) 스웨덴 휴양지 ‘하크홀름순드 콘퍼런스’(Hackholmssund Konferens)에서 2차 회담에 대한 의제와 장소 등을 위한 실무협상이 열릴 예정이다.

이날 실무협상에는 우리 정부와 미국 그리고 북한의 실무진이 회의를 가지기로 했다. 이날 회동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우리 정부 인사도 합류를 하는 것을 볼 때 우리 정부 인사가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회동 결과에 따라 2월말 열릴 예정인 2차 정상회담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이날 회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서로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높은 단계의 비핵화 이행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원하는 합의, ICBM 폐기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원하는 합의는 비핵화에 대한 완전한 이행보다는 ICBM 폐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여진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21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추진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번에 ICBM을 내가 빼앗았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하게 됐다. 이렇게 하면 인기가 올라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즉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이 가장 위협스러운 것은 ICBM의 미국 본토 침공이다. 이런 이유로 ICBM 폐기를 통해 미국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으로 자국민으로부터 인기를 얻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정 전 장관이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어차피 미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자국민 우선주의를 생각할 수밖에 없고 비핵화 리스트 제출 등보다는 ICBM의 완전한 폐기를 통해 미국 본토 공격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부터 시작하겠다는 심사다.

북한이 원하는 합의, 개성공단 재개

반면 북한이 원하는 합의는 개성공단 재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1일 “민족의 힘을 믿지 못하면 문도 담벽으로 보인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정부가 미국과 보수패당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주장했다.

북한으로서는 현재 미국이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체제 안정 보장을 해줄리 만무하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개성공단 재개부터 먼저 시작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개성공단 재개를 허용한다고 해도 미국이 직접 투자를 하는 사안이 아니어서 생색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미국은 ICBM 폐기로 북한에게 개성공단 재개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중재자로서 우리 정부

다만 ICBM 폐기와 개성공단 재개를 맞교환한다고 해도 우리 측은 북한의 핵 위협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어서 개성공단 재개 카드를 순수히 받을 수 있겠느냐는 숙제가 남아있다.

보수야당들은 일제히 이 문제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진보진영은 한반도 평화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남남갈등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2차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을 과연 우리가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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