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에 착안한 광고, 하지만 실제는 義慈王

 
 
▲ 바디프랜드 광고 영상 캡쳐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갑질 논란 등으로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바디프랜드가 지난해 ‘의자왕과 삼천연구원’의 광고영상을 선보여 세간의 화제를 끌어모았다.

광고는 ‘의자왕과 삼천궁녀’에서 모티브를 얻어 팩션(팩트+픽션)이다. 백제 마지막 왕 의자왕이 백성의 건강을 염려해서 삼천연구원을 조직해 안마의자 ‘몸친구’를 만들었다.

이후 제작 기술을 빼앗으려고 외세가 침략하지만 모든 연구원이 낙화암에 몸을 던져 기술을 지켜내려고 했다. 이에 감동한 옥황상제가 삼천연구원을 환생시켜 ‘바디프랜드’라 불리는 안마의자를 제작해 인류 건강 증진을 위한 연구에 매진한다는 내용이다.

광고 내용은 팩션이다. 즉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거짓)이라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의자왕의 모습이 실제 역사의 기록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는 점이다.

의자왕의 한자는 義慈王이다. 의롭고 자애로운 왕이라는 말이다. 의자왕의 본명은 ‘부여 휘’다. 중국에서는 해동증자(海東曾子)로 불렸는데 ‘바다 동쪽의 증자’라는 말인데 증자는 공자의 제자로 ‘효심이 깊은 학자’로 평가된 인물이다. 다시 말해 해동증자라고 하면 '바다 동쪽에 있는 효심 깊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의자왕하면 떠오르는 것이 ‘삼천궁녀’인데 조선 실학자 안정복의 기록에 따르면 ‘여러 비빈이 자살했다’라고 기록돼 있을 뿐 삼천궁녀는 보이지 않는다. 즉 역사적 기록에는 삼천궁녀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삼천궁녀라는 말은 일제 강점기 윤승한의 소설 ‘김유신’에서 나오고 공식적인 기록은 현대로 넘어와서 이홍직의 국사대사전에서 나왔다.

물론 이홍직은 참고문헌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역사서에는 삼천궁녀라는 단어가 없다.

그리고 백제가 아무리 강성한 나라라고 해도 ‘삼천궁녀’를 거느릴 정도는 아니다. 중앙집권국가였던 조선시대 궁녀 숫자가 대략 500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백제 사비성에 삼천궁녀가 살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부여 낙화암을 실제 가보면 삼천궁녀가 떨어져 죽었다는 것을 믿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장소가 너무 협소하기 때문이다. 즉 삼천궁녀는 역사적 사실은 아니다.

다만 의자왕의 애민정신은 역사적 사실이다. 승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는 삼국사기에서도 의자왕이 선정(善政)을 베풀었다고 표현됐을 정도다.

다만 나당연합군이 쳐들어올 것이라는 것을 대비하지 않은 것이 큰 실책이고 결국 역사 속에서 패배한 왕으로 기록되고 있다.

의자왕이 주색에 빠져 사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편 바디프랜드는 박상현 대표가 직원에게 갑질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해부터 회사 임원들과 직원들 간의 불화가 심해지면서 갑질 논란이 증폭됐다.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상반기 직원들에게 건강증진 프로그램에 강제적으로 참여토록 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지난해 8월 박 대표는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소중한 내부 문건과 왜곡된 정보를 외부인과 언론에 유출해서 회사가 11년동안 쌓아온 브랜드 가치가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후 사측은 정직 2명, 감봉 2명, 견책 4명, 서면경고 3명 등 총 11명에게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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