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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온 편지(23) 한국을 꿈꾸다 #2. ‘오빠’와 ‘아꼬’티처 정 / 미얀마 기독교엔지오 Mecc 고문
▲ 한국어 수업을 받고 있는 학생들.

한국어와 미얀마어는 어순이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미얀마 젊은 학생들은 빨리 배웁니다. 한국어 학원에 6개월 코스로 매일 다니면, 읽고 쓰고 기본적인 말들을 합니다. 우리말은 자음과 모음이 단순하고 입과 혀의 모양으로 과학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나라 말은 기본문자 33개에 특정부호를 붙인 복합문자가 있고, 모음에는 단모음과 이중모음이 있고 게다가 4개의 성조가 있습니다. 글씨가 아름답긴 한데 쓰는 게 그림 그리는 것 같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이 빨리 배우면 우리도 빨리 익혀야 할 텐데 서로 반대입니다. 한글의 우수성이 자랑스럽지만, 우리는 어순이 다른 영어만 가지고도 평생 고생하며 삽니다.

▲ 여학생들은 담을 쌓을 벽돌을 찍고

저도 걱정이 듭니다. 여기 와서 매일 한국어로 가르치고 글을 써서 보내는 일을 하니 통 늘지가 않습니다. 아이들이 절 보면 자기네 말을 해줘야 저도 느는데 배운 한국어로 다가오니 참. 제 탓도 있습니다. 저하고는 한국말만 쓰자고 했으니까요.

처음 오니, 한국에서 5년 일하다 온 현지인에게 우리말을 조금 배웠는데 다 반말입니다. “안녕!” “그랬어?” “ 선생님, 밥 먹었어?”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반말은 아예 가르치지 않고 존댓말을 배웁니다. 그래서 이렇게 선언했습니다.

“여러분들이 배우는 말은 모두 존댓말입니다. 낮춤말이나 반말은 뜻은 알아야하니 제가 말은 해서 알려주겠지만 적지는 마세요. 외우지도 말고. 그러면 앞으로 당연히 여러분은 존댓말을 쓰겠지만 나중에도 아랫사람이든 한국 친구든 나이가 어리더라도 이 말을 쓰세요.

▲ 남학생들은 목공일을 배우고

이 말이 좋습니다. 그리고 품위있는 사람이 됩니다. 한국에서도 품위있는 사장님은 이 말을 씁니다.”

그런데 공부하다보면 초기에 아이들이 우리말 발음이 잘 안되는 게 있습니다. ‘을를’ 같은 리을 받침의 발음입니다. 그 이유는 있습니다. 그런데 눈코입귀 할때  ‘귀’가 잘 안됩니다. 여러분, 귀! 하면 ‘귀’도 아니고 ‘궈이’도 아닌 늘어진 말이 나옵니다. 수없이 반복합니다. 제 입을 보세요. 귀! 귀! 귀! 기가 막힙니다.

‘오빠’에 얽힌 이야깁니다. 여기선 ‘아꼬’라고 합니다. 우리가 대학 다닐 때는 군대갔다온 복학생들을 형이라고 불렀습니다. 여학생도 마찬가집니다. 나이가 든 지금도 형입니다. 지금은 오빠로 넘어간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 여학생들 실제 옷장은 한칸 뿐

그런데 오빠가 너무 광범위하게 쓰여져 다 오빠입니다. 친오빠도, 남자친구도, 남편도, 학교선배도, 나이든 사람도 다 오빠가 되었습니다. 남자는 거의 다 오빱니다.

‘오빠’ 다음에 이어지는 표현을 잘 들어봐야 합니다. 그럼 그걸 한국사람은 어떻게 구분합니까? 대학생들이 물어옵니다. 그래서 이걸 구분하는 방법을 찾다못해 궁여지책으로 “어려운 질문이네. 꼭 필요하면 물어봐. 그러면 너희들은 어떻게 부르냐?” 제가 되물어보았습니다.

▲ 공동체 남학생들의 이층 침소

“저희들도 ‘아꼬’라고 불러요. 친오빠도, 남자친구도, 남편도, 친근하지만 나이든 사람도요. 물론 각각 호칭은 있지만요.”

“그래? 한국하고 똑같네. 세계적인 추세인가보다. 그래도 처음 만나 ‘우리 오빠야’ 하면 어떤 오빠인지 누가 알겠냐고. 그러니 여러분은 친오빠만 오빠다. 남자친구는 철수씨. 남편은 여보 혹은 철수아빠. 학교선배는 선배님. 친근한 사이면서 나이든 사람은 해당 호칭을 부른다. 실장님, 과장님, 삼촌, 아저씨 등으로.”

▲ 여학생들 벽에는 꿈꾸는 패션이 붙어있다.

“근데 선생님께서 우리는 동생과 오빠라고 지내라고 해서 오빠라고 부르는데요.”

“그랬지, 취소할게. 너희들은 너희들 말로 그냥 ‘아꼬’라고 불러. 그런데 너희들 ‘남친’ ‘불금’ ‘야그’ 이런 말 아나?”

“ -------- “

“남자친구, 주말 시작 금요일, 이야기란 뜻인데, 한국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용어’는 나도 공부 좀 해서 날 잡아 집중적으로 공부하자. 이런 거 모르면 외계인이 될 거야.”

미얀마 가난한 공동체의 아이들도 한국의 청소년처럼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공부하는게 얼마나 힘들까요? 그래서 오늘은 편하게 칠판에 동남아 지도를 대강 그려놓습니다. 나라이름과 수도이름 배우면서 그 나라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리고 앙케이트도 합니다. 가고싶은 나라, 좋아하는 나라 고르기. 결과는 이렇습니다.

한국, 싱가포르,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 .

 

----티처 정 프로필-----

강원도 삼척시 출생
중앙대 문예창작학과 졸업
일요신문 사회부장
경향신문 기획팀장
MBN 투자회사 엔터비즈 대표이사
현 희망마을 사회적 협동조합 고문
현 미얀마 고아와 난민을 위한 기독교엔지오 Mecc 고문으로 양곤에서 근무
e-mail: mpr8882@hanmail.net

뉴스워치  webmaster@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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