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다각화, 신약개발 위한 ‘미래 먹거리사업’ 부상

롭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마데카 크림. (사진=김주경 기자)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제약사들이 약만 판다는 것은 오래전 선입견이다. 소비자들이 피부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분야나 식품개발과 외식사업 등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제약업계가 몸집 키우기에 나선 배경을 살펴봤다.

제약업계를 중심으로 더마 화장품 열풍이 거세다. 화장품에 의약품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코스메슈티컬(화장품(Cosmetic)+의약품(Pharmaceutical))’으로도 불린다. 이 시장은 연평균 매출이 15% 이상 증가할 만큼 시장규모가 크다. 현재 20곳의 제약사와 15곳의 바이오기업이 시장에 진출했으며,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표적인 기업이 유한양행이다. 지난해부터 식품‧유아화장품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영역 확대에 나섰다. 지난 2017년 5월 자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한 이후 그 해 12월 베이비스파 브랜드 ‘리틀마마’를 출시해 유아용 스킨케어를 내놓는 등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4월 여의도 IFC몰에 건강기능식품 레스토랑을 콘셉트로 내세워 ‘뉴오리진’ 매장을 오픈했다. (사진=연합뉴스)

작년 4월에는 건강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해 여의도 IFC몰에 레스토랑을 오픈했다. 이 곳은 메뉴가 일반 식당과 다르다. 알약 모양의 영양제를 갈아 음식‧음료에 곁들였다.

다른 식당과 달리 홍삼‧녹용‧프로바이오틱스 등 천연원료를 활용한 식품을 내놨으며,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이 원료로 만든 음식을 판매한다. 제약회사답게 문진표를 작성해 영양제를 처방해준다.

동국제약도 화장품 사업으로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2015년 화장품 브랜드인 ‘센텔리안24’를 론칭해 ‘마데카솔’의 연고성분을 활용한 마데카 크림을 내놔 대박을 쳤다. 지난해에는 자그마치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효자제품으로 등극했다.

이 외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에 숍인숍 형태로 건강기능식품 매장 ‘네이쳐스비타민 샵’을 운영하는 데 이어 토털헬스케어 전문점 ‘네이처스비타민샵’, 화장품 매장 ‘메이올웨이즈’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동화약품도 전통 제약업계 타이틀에서 탈피해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다. 121년 제약 기술을 활용한 뷰티 브랜드 ‘활명’을 내놓은 것. 자사 간판제품 ‘활명수’ 생약성분을 함유한 ‘활명 스킨 엘릭서’는 토너‧미스트‧세럼‧오일이 한 병에 함축되어 있다.

JW중외제약은 일본산 저염‧저단백 즉석조리식품(레토르트)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 중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5년 말 ‘퍼스트랩’, 동구바이오제약은 2016년 ‘셀블룸’ 브랜드로 화장품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종근당도 지난 2017년  화장품 브랜드 ‘벨라수’를 내놨다. 

◇ 사업다각화?…선택이 아닌 숙명

이처럼 제약사가 사업 다각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왜일까? 바로 ‘일거양득’ 효과에 있다. 신규사업으로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본래 제약회사 본업은 의약품 개발을 통한 상품을 판매하다보니 회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신약 개발이 필수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신약개발은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데다 리스크도 크다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사업 다각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통 신약 개발에 10년 이상 걸리다보니 리스크 해소를 위해서는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자금여력이 없는 일부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을 포기하고 안정된 수익원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본말전도’ 우려…본업에 집중해야

한편, 일각에서는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에 나서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규 사업에 뛰어든다면 되려 경쟁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

약학계 관계자는 “제약사는 앞으로 자금력에 따라 사업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머지않아 ‘빈익빈 부익부 구조’가 분명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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