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방송 통해 파업 자제 요청...노조측 “책임전가 행동”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KB국민은행 경영진 전원이 오는 8일 예정된 파업에 대한 책임을 지고 4일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국민은행 경영진은 고객의 실망과 외면,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사측은 알려왔다.

해당 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으며,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김남일 영업그룹 대표 부행장 등 경영진 16명은 노조 총파업을 앞두고 사내 방송을 통해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경영진은 ‘KB국민은행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고객과 함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스스로 허물어선 안 된다”고 입장 표명했다.

그러나 경영진의 일괄 사의 표명 소식을 들은 노조 측은 논평을 통해  “총파업을 앞두고 경영진이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의 표명은 아직 사표 수리가 되지 않을뿐더러 이번 임단협 파행과 노사 갈등을 야기시킨 윤종규 회장과 허인 행장의 사의 표명이 아니라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힘없는 부행장 이하 임원들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꼬리 자르는 두 사람의 부도덕성을 지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조의 파업 찬반 투표에서는 총 조합원 1만4343명 중 1만1990명(83.59%)이 참석해 이 중 96.01%(1만1511명)가 찬성하며 쟁의행위가 최종 가결됐다. 이는 찬반투표 가결 조건인 재적 조합원의 찬성표 50% 이상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이에 오는 8일부터 총파업을 실시한다.

이번 파업의 주요 쟁점은 경영성과급인데 노조측은 300%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70%를 제시했다. 이에 노조 측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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