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파문, 삼바 회계 분식, GM 먹튀, 대우건설 매각, 유령주식 논란까지

2018년 한해도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 1월 1일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던 한해가 기울어 가고 이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다. 올해 한해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야말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수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또한 올해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로 인해 울고 웃는 한해였다. 한해를 돌아보는 이때 뉴스워치는 10대 뉴스를 선정해 한 해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다가올 己亥年(기해년) 황금돼지띠 해인 2019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어기선 기자] 올해 재계는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었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계에 닥친 각종 이슈는 기업 경영을 흔들어 놓기 충분했다.

특히 갑질 논란은 중구삭금(衆口鑠金)으로 재계에 상당한 타격을 입혔다. 이로 인해 흥망성쇠가 눈에 보일 정도였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천신만고 끝에 출소를 해서 권토중래를 하고 있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받으면서 상장폐쇄 위기에 내몰렸지만 ‘대마불사’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

반면 각종 논란으로 오너리스크에 휘청였던 MP그룹은 상폐가 되면서 양육강식 세계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0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검찰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중구삭금(衆口鑠金), 한진가 강타

여러 사람이 함께 내는 소리는 쇠도 녹여버린다는 중구삭금(衆口鑠金)은 한진가를 강타했다. 지난 4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회의 도중 광고회사 직원에게 폭언을 하면서 물을 뿌린 이른바 ‘물컵 갑질’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그동안 침목했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상습적 폭언과 폭행 등 및 한진 일가의 다른 갑질까지 폭로하게 이르렀다.

이후 한진 일가의 횡령과 배임, 밀수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여러 사람들의 입이 쇠(한진家)를 녹여낸 형국이다.

국토교통부는 대한항공 자회사 진에어가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전무를 과거 6년간 불법으로 등기이사로 등록한 사실을 확인해 진에어의 사업면허 취소까지 검토했다.

또한 조 회장은 상속세 탈세와 배임·횡령 혐의로, 부인인 이명희씨와 조현아 전 부사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고용한 혐의로 각각 수사를 받았다.

아울러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인하대 부정편입학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인하대에 편입학과 학사 학위를 취소하라는 교육부의 결정을 받아야 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 8월 4일 오후 서울 금호아시아나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논란이 된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나비효과, 기내식 사태는 바람 타고 박삼구 오너리스크로

올해 7월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대란 사태가 발생했다. 이것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오너리스크로 번졌다.

기내식 대란은 기내식 공급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논란으로 번졌고, 이후 박 회장의 여직원 성희롱 의혹까지 번졌다.

아시아나 항공 여승무원들의 폭로에 따르면 흡사 북한의 기쁨조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지면서 오너리스크로 번졌다.

이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연대의 공동집회가 열렸고, 경영진 교체운동이 진행됐다.

지난 7월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일명경인(一鳴驚人) 이재용, 삼성의 1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일명경인(一鳴驚人)이다. 즉, 평소에는 조용하다 갑작스럽게 사람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2월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을 했고, 올해 자유의 몸이 됐다.

이후 삼성에 곧바로 복귀하지 않고 조용히 은둔생활을 해오고 있다.

이 부회장이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해외 출장 이외에는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부회장이 지난 7월 인도 노다이 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이 부회장에게 일자리 창출을 부탁했고, 이 부회장은 통크게 화답하면서 삼성전자는 3년간 총 180조원(국내 13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이 방문 때에도 조용한 편이었지만 북한은 이 부회장을 사실상 ‘부통령급’으로 대접했다.

올해 주목된 이슈 중 하나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태에 대한 시민단체와 삼성전자의 지난한 싸움이 종식됐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백혈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 등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반올림 측과의 합의가 이뤄졌다.

민주노총과 민중공동행동 재벌체제청산특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 6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이 법의 심판대에 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대마불사(大馬不死), 삼성바이오로직스

대마불사(大馬不死) 즉, 큰 말은 쉽게 죽지 않는다는 말로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에 해당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1일 삼바의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감리결과 사전조치안을 공개했고, 증선위는 지난 11월 14일 삼바에 대해 대표이사 및 담당임원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및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그리고 한국거래소는 해당 사안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착수했다. 당초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난 10일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의 처분에 불복하여 지난 11월 27일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법정공방중이다.

이와 더불어 삼성증권 배당사고(유령주식 배당)도 발생했다. 지난 4월 6일 삼성증권이 우리사주 조합원 계좌로 현금배당(주당 1000원) 대신 동사 주식 총 28.1억주(주당 1000주)를 입고했다.

이 사태가 발생하자 금융위원회는 삼성증권에게 6개월간 업무 일부정지, 구성훈 대표이사에 대한 직무정지 3개월, 과태료 부과 등을 의결했고, 한국거래소도 회원제재금 상한액인 10억원을 부과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권토중래(捲土重來) 신동빈, 뉴롯데 선언

이재용 부회장이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였다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권토중래(捲土重來 : 한번 패한 것에 굴하지 않고 다시 온다)이다.

신 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해 그룹 현안에 뛰어들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지주는 롯데케미칼 주식 796만여주를 약 2조2000억원에 매입했다. 아울러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등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지주사 전환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일본 롯데 상장 재추진 등을 했으며, 12월에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를 방문했고, 롯데 임원 인사 및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본사./사진제공=연합뉴스

임중도원(任重道遠), 현대자동차...지배구조 개편은 언제

현대자동차는 갈길은 먼데 해는 저물고 있는 형국인 임중도원(任重道遠)이다. 지난 5월 미국계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으로 인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무산됐다.

당시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쪼개 분할 법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당시와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면서 반대했다.

이후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이 쉽지 않은 상태에 놓이게 됐고, 내년을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또한 정몽구 회장의 숙원인 GBC(글로벌비즈니스센터) 건립은 올해는 무산됐고, 내년 상반기에 첫삽을 뜰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업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해 현대차가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GBC에 대한 수도권정비위원회의 심의를 내년 1월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의 경영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현대차 위기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광주형 일자리’가 무산되면서 현대차로서는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제공=연합뉴스

해현경장(解弦更張) 구광모, 뉴 LG 선언

해현경장(解弦更張)은 거문고 줄을 다시 바꾼다는 의미로 LG는 구본무 전 회장에서 구광모 현 회장으로 올해 교체가 됐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5월 구본무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전통적으로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총수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40대 젊은 총수로 상속세 9000억원을 납부하고, 외부인재 영입을 하는 등 뉴 LG의 모습을 보여줬다.

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경영진 교체를 단행하면서 조직문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또한 과감한 투자 결정을 통해 미래 먹거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으며 상속세를 성실히 납부하면서 다른 재계의 귀감이 됐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지난 11월 14일 서울 서초구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서 열린 '자동차산업 발전위원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암중모색(暗中摸索) GM, 먹튀 논란

GM코리아가 올해 재계와 정부의 근심걱정을 만들었다. 올해초부터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리면서 GM코리아가 암중모색(暗中摸索 : 어두운 곳에서 찾아다닌다)하는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우여곡절 끝에 GM은 한국에서 철수하지 않는 대신 군산공장은 폐쇄하기로 결정을 했다. 하지만 그 결정 이후에도 법인 분리라는 카드를 GM코리아가 내놓으면서 또 다른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원점회귀(原點回歸) 대우건설, 매각 불발

대우건설 매각은 결국 원점회귀(原點回歸)한 형국이다. 산업은행은 당초 호반건설에 매각을 하기로 결정했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체결했다.

하지만 해외손실분이 생각지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면서 호반건설은 매각 의향을 포기했다. 이후 새로운 매각 대상자를 찾았지만 실패를 하면서 산업은행은 결국 새로운 사장을 임명해서 2년 동안 정상화를 시킨 후 매각을 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김형 현 사장을 인선했다. 김 사장은 혁신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조직 안정화에는 성공했지만 산은이 향후 매각을 위해 제시한 과제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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