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으로 시작해서 지방선거 이후 선거법 개정으로

 

2018년 한해도 이제 저물어 가고 있다. 1월 1일부터 숨 가쁘게 달려왔던 한해가 기울어 가고 이제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다. 올해 한해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야말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리고 수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또한 올해에도 수많은 사건·사고로 인해 울고 웃는 한해였다. 한해를 돌아보는 이때 뉴스워치는 10대 뉴스를 선정해 한 해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다가올 己亥年(기해년) 황금돼지띠 해인 2019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올해 정치권을 총망라하면 ‘각자도생(各自圖生 : 제각기 살아 나갈 방도를 꾀함)’이다. 6·13 지방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대규모 정계개편이 야권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결국 실패를 했고, 수많은 정치적 인물들이 역사적 뒤안길을 걸어야 했다.

지방선거 이후에는 소수야당들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시작됐는데 그 정점은 선거법 개정이다.

선거법 개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며,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개정에 사활을 거는 것은 각자도생의 꿈을 이루기 위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공동대표(왼쪽)와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2월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대회에서 창당 출범 버튼을 누르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창당

지방선거 이전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으로 정계개편을 이뤄냈다.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이후 국민의당이 만들어졌고, 2016년 총선 당시 3위로 파란을 일으켰다.

바른정당은 그해 겨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치면서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탄핵 찬성파들이 만든 정당이었다.

하지만 바른정당 유승민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올해 초 지방선거의 승리를 위해 통합을 해야 한다고 결심했고,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이 통합에 반대한 국민의당 인사들이 따로 민주평화당이라는 신당을 만들었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의 창당은 ‘지방선거용’ 정당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란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했다.

사진은 출구조사보는 여야 모습. 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압승 예측에 환호하고 있다(사진 위). 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사진 아래)./사진제공=연합뉴스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

6·13 지방선거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여당의 압승, 야당의 참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총 14명의 당선자를 냈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151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특히 보수의 텃밭인 구미시에서는 민주당 장세용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속출했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12곳 중 11곳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반면 야당은 최악의 성적표를 거둬야 했다. 자유한국당은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대구·경북 지역에서 두 명의 당선자를 배출했다.

바른미래당은 광역단체장, 재보궐 선거와 기초단체장 선거까지 1석도 얻지 못했다. 무엇보다 안철수 전 대표가 김문수 자유한국당 당시 후보에게 밀려 3위를 기록하면서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나기도 했다.

지방선거 참패는 많은 정치적 인물들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안철수 전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다. 바른미래당이 참패를 하면서 이 두 사람은 공동대표에서 물러나야 했다. 그리고 안 전 대표는 독일 유학을 떠나면서 당분간 정치에서 멀어졌다.

자유한국당의 참패 역시 홍준표 전 대표를 뒤로 물러나게 했다. 홍 전 대표는 미국에 잠깐 다녀와서 다시 현장에 복귀를 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있다. 다만 내년 2월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들이 지난 11월 5일 오찬을 함께하기 위해 국회 사랑재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문희상 의장,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사진제공=연합뉴스

여야 지도부의 교체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지도부의 교체를 이뤘다.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전 대표의 임기가 끝나면서 8월 전당대회를 열었고, 이해찬 후보가 당 대표가 됐다. 이 대표는 20년 장기집권 플랜을 거론하면서 친문 지지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다.

지방선거 참패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게 변화를 요구했다. 그리고 홍 전 대표가 뒤로 물러나면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친박과 비박의 갈등이 표출되면서 비대위가 제대로 꾸려지지 못할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꾸려진 비대위는 인위적 인적 쇄신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조직강화특별위원회를 만들었고, 전원책 변호사에게 사실상 맡겼지만 김 위원장과 전 변호사 간의 다툼이 발생하면서 결국 전 변호사는 해촉됐다. 그리고 지난 주말 21명의 현역의원을 포함한 당협위원장 교체 명단을 발표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지방선거 참패의 소용돌이를 피하지 못하면서 전당대회를 치렀고, 손학규 당 대표 체제가 출범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전당대회를 열어 정동영 당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정의당은 지방선거를 통해 그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줌으로써 그야말로 입지를 단단히 넓혀 나갔다.

지난 7월 27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추모객들이 고(故) 노회찬 정의당 의원을 추모하는 액자를 묘소 앞에 두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김경수·이재명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올 상반기에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이른바 드루킹 사건 논란이 증폭됐다. 드루킹 일당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을 했고, 김 지사가 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 투쟁까지 하면서 특검이 구성됐고, 특검 수사 과정에서 故 노회찬 전 의원이 드루킹 일당으로부터 뇌물수수를 한 혐의가 포착됐고, 이에 노 전 의원은 투신자살까지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특검은 김 지사를 기소했고, 현재 재판 중에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논란이 불거졌다. 배우 김부선씨가 이 지사와 연인관계라는 주장을 했고, 이에 이 지사는 신체검사까지 받아야 했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면서 트위터 혜경궁김씨가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수사 결과가 나왔고, 기소 의견을 냈다. 그러나 검찰은 김씨를 기소하지 않았다.

다만 검찰은 이 지사가 친형 강제입원에 개입됐다면서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 지사의 징계 여부에 대해 논의를 했지만 이 지사가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징계 절차를 밟지 않았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지난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검토를 합의한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오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선거법 개정 논란에 휩싸인 새해 예산안 심사

국회 정기국회에서 최대 이슈는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과 새해 예산안 처리였다. 사립유치원 비리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불거졌고, 이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치원 3법을 발의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데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처리할 계획이다.

새해 예산안은 법정시한(12월 2일)을 5일 넘긴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손을 잡고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새해 예산안 처리와 선거법 개정을 연계한다면서 국회 안에서 농성 및 투쟁을 이어갔다. 그리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단식 농성까지 벌였다.

결국 지난 15일 여야는 내년 1월 선거법 개정을 합의하고, 2월 임시국회 때 처리한다는 합의를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여야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서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이 이뤄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처럼 올해 정치권은 각자도생의 한해였다.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쳤지만 결국 물러나야 했던 정치인도 있었고, 끝까지 살아남아 내년을 기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런 각자도생은 내년에도 정치판을 예견하기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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