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야당의 반발 속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은

▲ 바른미래당 손학규(왼쪽부터), 민주평화당 정동영,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지난 5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야3당 농성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지난 7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2019년도 새해 예산안 처리가 이뤄졌지만 ‘포스트 예산정국’은 혼돈 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외면하고 새해 예산안 처리를 거대 양당이 야합으로 했다면서 반발을 하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단식 농성에 들어갔으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역시 지속적으로 시위와 집회를 통해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소수야당들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에 이날 국회 본회의가 열릴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정국이다.

거대 양당 기득권 야합

선거제도 개혁이 빠진 예산안 처리를 두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더불어한국당’이라면서 맹비난 했다.

당초 이들 3당은 선거제도 개혁과 예산안 처리를 연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연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단독으로 예산안 처리를 했다.

이로 인해 소수야당들은 격분을 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정 대표는 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제 협치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의 이번 선언은 범여권에서 탈피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범여권으로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평화당이 범여권 대열에서 빠져 나갔다. 정의당 역시 깊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손 대표는 단식농성 중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로 인해 꼬인 정국은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결단 촉구대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참석자들이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민주당 20일 국회 본회의 열어야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임시국회에서 유치원 3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거당적으로 만전을 기해달라”고 언급, 원포인트 본회의 개최를 요구했다.

민생법안 처리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기 때문에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본회의에서 유치원 3법은 물론 사법개혁 등 각종 개혁법안에 대한 처리 역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생각이다.

하지만 첩첩산중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소수야당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은 물론 오는 11일 자유한국당이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새로운 원내지도부는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에 최소 2~5일 정도의 시일이 소요된다. 그 이후 원내협상을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시간이 촉박하다.

따라서 오는 20일 본회의를 열 계획을 갖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쉬운 일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민주당이 내놓을 방안은

꼬인 정국을 단숨에 풀 수 있는 방안은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수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입장도 복잡하다.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를 도입할 경우 더불어민주당 의석수는 현재 123석에서 80석으로 대폭 축소하게 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야 하는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이 어렵고, 결국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라는 혼합형을 내놓았다.

하지만 혼합형 비례대표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왜냐하면 혼합형을 도입할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영남에서 의석수를 차지할 수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호남에서 의석수를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국적으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영남에서도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혼합형 비례대표를 도입하게 되면 영남에서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에 비해 한참 뒤쳐진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혼합형을 도입한다고 해도 호남에서 의석수를 차지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이런 이유로 자유한국당은 혼합형에 반대하고 있다.

이처럼 각 정당이 이해관계가 얽히고 있기에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이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이 소수야당을 위해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없다. 꼬인 실타래를 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이해찬 대표의 고민이 많겠지만 꼬인 정국을 풀어나가기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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