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北 약속 지키지 않아”...이견 좁히지 못하는 북미관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북한이 (비핵화 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아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국이 생각하는 ‘약속’과 북한이 생각하는 ‘약속’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같은 발언을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1년 동안 자신들은 비핵화 이행을 위한 조치를 어느 정도 성실히 이행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요구를 해왔다.

따라서 미국과 북한이 ‘약속’을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북미 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볼턴 “北, 약속에 부응하지 못해”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인 볼턴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이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최고경영자 협의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은 지금까지 약속에 부응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약속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인데 이는 ‘비핵화 이행’을 가르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미국은 북한과의 싱가포르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합의를 도출했지만 북한이 그동안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역시 지난달 21일(현지시간) 잰자스 지역방송에 출연, “내가 김 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는 비핵화에 대한 검증을 허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나는 반대급부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더 밝은 미래를 허용하는 일을 하게 될 것”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으로 미국이 원하는 ‘약속’이 ‘핵시설 신고’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9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미사일 발사기지 등의 시설에 대한 사찰 등의 내용 합의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측)과 문재인 대통령./사진제공=연합뉴스

다른 목소리 낸 靑 “北 약속 잘 지켜”

하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다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평가를 설명하면서 “다행스러운 것은 지금까지 김 위원장을 1년 남짓 봤는데 자신이 얘기한 것은 꼭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자기 차원에서 말한 것들 중 안 지킨 것은 없다”고 언급, 미국과 확연히 다른 시각차이를 보였다.

우리 정부는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 이후부터 지금까지 비핵화 이행을 성실히 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북미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北의 약속은 과연...그리고 우리 정부의 대응

이런 가운데 북한 역시 미국을 향해서 ‘약속’을 지키라는 입장이다. 북한의 약속은 비핵화 이행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미국이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속적으로 비핵화 이행을 위한 실천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미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포괄적 상응조치’를 꺼내들었다. 즉, 비핵화 이행 조치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 및 해제 등이 아닌 한미군사훈련 축소, 인도적 지원 등 다른 면에서의 상응조치를 한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도 흔쾌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택이다.

현재 북한의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는 연내 서울 답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연내 서울 답방은 힘들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의 속내를 알 수 있는 길은 내년 신년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김 위원장의 신년사로 인해 평창동계올림픽 북한 참가, 3차례 남북정상회담, 1차 북미정상회담 등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내년 신년사에서 과연 어떤 메시지가 나올 것이냐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의 정세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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