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벨 기조 팽배…SUV등 RV 차량 상한가
2010년대 두자리성장세…관련차량 출시붐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 국산차 업체들이 2000년대 초중반 기록한 10%대의 성장세를 좀체 되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성장세를 되찾기 위해서는 레저차량(RV)으로 승부해야 할 것으로 파악됐다.

2004년에 국내 주 5일제 근무가 정착된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 풍조가 팽배해진데 따른 것이다.

한국GM 동서울대리점 한 관계자는 “최근 워라벨 기조로 차량 구매고객 대부분이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함께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는 차량을 선호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쌍용차는 2010년대 들어 매년 초 SUV 차량을 선보이면서 국내 RV 트렌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올초 출시된 렉스턴 스포츠. 사진제공=쌍용차

이들 고객이 주로 찾고 있는 모델은 RV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 다목적차량(CDV) 등이라는 게 이 관계자 설명이다.

이들 차종은 야외활동에 적합하게 적재공간이 넉넉하고, 연비나 성능 역시 우수하다. 여기에 최근 이들 차종은 좌석 배열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 가능하다는 정점도 있다.

이를 감안해 국산차 업체들도 관련 차량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중에서 쌍용차는 2010년대 들어 매년 초 SUV 차량을 선보이면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쌍용차는 올 초에 국내 유일의 SUT 코란도 스포츠를 잇는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하면서 업계 3위를 공고히 했다. 렉스턴 스포츠는 10월까지 모두 3만3358대가 팔리면서 자사 전체 판매(8만8154대)에서 38%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 기간 티볼리(3만5076대)는 40%의 판매 비중을 보이는 등 쌍용차는 국내 RV 트렌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쌍용차는 이를 감안해 이르면 내년 1월 렉스턴 스포츠 장축 모델을 내놓는다.

RV는 좌석 배열도 고객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조정 가능하다는 정점도 있다./사진=정수남 기자

내수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한국GM도 SUV를 앞세워 업계 3위 탈환을 노린다. 올해 중반 중형 SUV 이쿼녹스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 초 대형 SUV 트래버스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트래버스가 출시되면 한국GM은 소형 SUV 트랙스 등 SUV 풀라인업을 갖추게 되면서 내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다소 느긋하다. 현대차는 내수 스테디셀러인 싼타페와 투싼을 비롯해 소형 SUV 코나, 기아차는 모하비, 쏘렌토와 스포티지에 스토닉 등을 갖추고 있어서 이다.

여기에 승합차로 현대차는 스타렉스가, 기아차는 카니발 등이 이들 RV를 지원하고 있다.

실제 올해 1∼10월 내수 판매 상위 2위는 싼타페가, 3위는 카니발이, 5위는 쏘렌토가, 8위는 코나가 각각 차지했다.

다만, 올해 내수 성적이 추락한 르노삼성은 경쟁사의 행보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지난해 신형 QM3를 선보인데 이어 QM6로 내수 고객을 유혹하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르노의 상용차 마스터를 들여와 내수 판매 회복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마스터는 포터와 스타렉스, 봉고 등이 선점한 상용차 시장의 대항마이다.

<마세라티는 자사 첫 SUV 르반떼를 2016년 부산모터쇼를 통해 한국에 출시했다. 마세라티 홍보대사인 차승원 씨와 르반떼./사진=정수남기자

수입차 업체 역시 SUV를 강화하고 있다.

BMW가 이달 한국에 X2와 신형 X4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에는 X5, X7도 내놓는다. BMW그룹코리아는 X1∼X7까지 X시리즈를 구축하고 한국 시장을 공략한다.

지프(Jeep)도 자사의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의 2019년형 리미티드 3.6과 오버랜드 3.6 가솔린 모델을 이달 하순 내놨다.

짚은 그랜드 체로키와 중형 SUV 컴패스로 한국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를 재계한 폭스바겐 역시 티구안을 내세워 단숨에 수입차 업계 4위에 올라섰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앞으로 대형 SUV 투아렉 등을 다시 들여와 업계 1위에 도전한다.

마세라티도 자사의 첫 SUV 르반떼의 GTS를 최근 출시했다. 게다가 고급 SUV 브랜드인 랜드로버와 재규어, 포르쉐, 토요타, 닛산, 혼다 등 주요 수입차 업체들도 SU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BMW가 최근 한국시장에 선보인 X2. 사진제공=BMW코리아

동서울대리점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은 RV를 중심에 놓고 한두 종의 인기 세단을 운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같은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산 SUV 판매는 주 5일제 근무 첫해인 2004년 전년보다 26%, 이듬해에는 19% 각각 급증했다. 이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15%의 판매 신장세를 나타냈다. 올해 10월까지 판매 성장세는 전년 동기대비 13%.

반면, 같은 기간 경형(-4.2%), 소형(-9.4%), 중형(-3%) 등은 판매가 줄었고, 대형(4.3%)과 CDV(9.6%)는 판매가 늘었다. 올해 10월까지는 소형(1.6%), CDV(1.5%) 판매가 상승했고, 경형(-8.1%), 중형(16.5%)과 대형(-8.6%) 차급의 판매는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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