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 인하 등으로 인수 대상자에게 매력 못 느껴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롯데그룹이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를 매각하기로 공식 발표를 했지만 매각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롯데는 지주사 체제 전환 마무리 작업으로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그동안 보여왔다. 이는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잠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은산분리 원칙에 따른 조치다.

하지만 M&A 시장에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가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면서 매각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열사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문제도 빨간 불이 켜질 수 있다.

롯데, 지주사 전환으로 손보·카드 매물로

롯데그룹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융 계열사인 롯데손배와 롯데카드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신 회장이 지난달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금융 계열사의 매각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우세했다.

롯데지주는 “롯데는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한 대응책을 고심한 끝에, 그룹 내 금융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매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이들 회사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더 큰 성장과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줄 최적의 인수자를 신중하게 검토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는 이날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의 삶이 불안해지지 않을 최적의 인수자를 찾아 고용안정과 처우 보장이 될 수 있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조원 짜리 금융계열사 인수자는 누구

롯데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 증권을 선정했고, 일정과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가 93.78%의 지분을 갖고 있고, 롯데손보는 호텔롯데가 23.68%, 부산롯데호텔이 21.6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카드는 매각대금이 2조원 가량되는 것으로 알려졌고, 롯데손보는 1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덩치 큰 금융계열사를 인수할 회사가 선뜻 나올지는 미지수다.

이미 롯데카드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진 우리은행 측에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에 따라 신용카드 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롯데카드도 예외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롯데카드의 실적 부진도 꼽히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775억원, 당기순이익이 552억원을 기록했다.

유효고객 역시 750만명에 불과한데다 과연 카드 고객을 얼마나 더 유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롯데카드는 인수 조건으로 임직원들의 고용 안정 등을 내걸고 있지만 수익성이 밝지 않은 회사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인수를 한 후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용 안정을 내건 회사를 인수할 회사가 쉽게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여론도 있다.

지주회사 마지막 연결고리, 금융계열사 매각

이처럼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역시 불투명하다.

신 회장은 ‘뉴롯데’를 선언하면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예고했다. 완결된 지주사로 가기 위해서는 호텔과 물산이 모두 지주로 들어와야 하고 그러자면 금융계열사의 지분이 정리돼야 한다.

또한 금융계열사가 정리돼야 호텔롯데 상장이 탄력을 받을 것이고, 이로 인해 지주사 전환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매각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지주사 전환이 이뤄지는데 앞서 언급한대로 금융계열사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 회장의 ‘뉴롯데’ 앞날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는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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