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AI 전문 인력 확보에 주력…미래 성장동력 사업
현대車, SI계열사 현대오토에버 상장추진…“경쟁력확보”

(왼쪽부터)이재용 부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제공=각사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국내 재계 각각 1, 2위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같은 목적이면서도 다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두사람이 자사의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주력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국내외에서 관련 전문인력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는 자사의 인터넷 채용 사이트를 통해 AI 분야 경력사원을 채용한다. 모집 분야는 머신러닝·딥러닝과 컴퓨터 비전, 가상현실(AR), 컴퓨터 플랫폼, 데이터 지능, 보안 등이다.

채용이 확정되면 메모리 사업부나 시스템 LSI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반도체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앞서 MS 출신의 AI 석학인 래리 헥 박사와 앤드루 블레이크 박사를 비롯해 AI 기반 감정인식 연구로 유명한 마야 팬틱 교수, AI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다니엘 리 박사, 뇌 신경공학 기반 AI 분야의 세계적 석학 세바스찬 승 박사 등 해외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했다.

아울러 이달 초 이 부회장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AI와 관련한 두 회사의 전략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협력 방안도 모색했다.

MS의 경우 혼합현실(MR), AI, 양자 컴퓨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를 적극 육성하고 있으며, AI,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5G(5세대 이동통신), 소프트웨어 등에서 매년 5억대의 기기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당시 두사람은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AI 분야의 연구개발(R&D)과 인재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AI 기술을 통해 다른 성장 동력원을 발굴하기 위해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젊은 인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부회장, SI 계열사 현대오토에버 상장 추진, 디지털 기술경쟁력 강화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의 상장을 추진한다. 2000년 4월 설립된 현대오토에버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체로, 현대차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유가증권시장 상장 추진을 위한 예비심사신청서를 한국거래소에 22일 제출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산업 전환기를 맞아 연구개발(R&D) 투자자금 조달, 기업 인지도 제고, 우수인재 확보 등으로 디지털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우선 정 수석부회장은 이번 상장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 1조1587억원, 당기순이익 521억원을 올렸지만, 그룹 내부거래에 따른 매출 비중이 80% 정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현대오토에버가 상장에 성공할 경우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확보를 비롯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예측했다.

현대오토에버의 지분은 현재 현대차가 29%,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19.5%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로 인해 공정거래법 개정안 규제 대상(총수 일가 지분 기준 20% 이상)이 아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재벌기업의 지배 구조 개편을 주문했으며, 이번에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을 통해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상장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게 재계 분석이다. 이번 상장으로 정 수석부회장의 지분을 낮춰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일소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여기에 정 수석부회장은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활용할 것이라고 증권가는 예상했다.

현대오토에버 관계자는 “상장 이후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성을 강화하고 모빌리티 등 디지털 서비스 발굴을 확대할 것”이라며 “스타트업, 연구기관 등 외부 조직과의 협업을 강화하면서 미국, 유럽, 중국 등을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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