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살인 접고 직접 칼 휘두른다...당내 분란 예고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김도형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 쇄신의 칼날을 직접 휘두르겠다고 밝히면서 정치적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같이 언급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전원책 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을 내세워 이른바 차도살인(借刀殺人 :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 계획은 전 전 위원의 해촉을 통해 사실상 무산됐다.

이후 조강특위는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비대위가 조강특위의 인적 쇄신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앞으로 자유한국당은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준, 제한적이지만 권한 행사

김 위원장은 “비대위원장도 될 수 있으면 조강특위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면서도 “제한적이겠지만 권한을 행사해서 별도의 판단을 내리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조강특위가 쳐놓은 그물망을 빠져나왔지만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당의 미래를 위해 당협위원장을 맡는 게 적절하지 않은 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어떤 당내 비판과 비난도 감수할 생각”이라며 “다음 지도부가 복귀를 시키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돼 돌아오든 신경쓰지 않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와는 별도로 비대위에서 당협위원장 교체를 실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조강특위가 조만간 당협위원장 교체를 발표할 예정인데, 만약 비대위가 생각했던 인물이 교체 명단에 포함되지 않으면 비대위가 직권으로 발표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사진제공=연합뉴스

조강특위, 진박·영남 다선 인적 청산 대상

조강특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은 지난 19일 당협위원장 교체 기준에 대해 언급했다. 교체 기준은 문재인 정부 폭주 저지에 나서지 않은 사람, 반시장적 입장을 갖고 있는 인물, 자유민주주의관과 안보관을 갖고 있지 않은 자, 2016년 총선 당시 진박 공천 과정에서 핵심적으로 관여한 인사, 최순실 국정농단을 방치한 자, 대선 패배 계기 됐던 당 분열 책임 있는 인사, 영남에 지역구 둔 웰빙 다선 등이다.

이에 따르면 우선 진박 인사는 당협위원장 교체 1순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당 분열 책임 있는 인사라는 것은 ‘복당파’를 지칭하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해석된다. 아울러 영남 웰빙 다선의 경우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 된다고 판단해서 당이나 지역구에 제대로 활동을 하지 않은 인물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개입 의사, 당내 분란 유발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에도 계파 갈등이 증폭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비대위가 당협위원장 교체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진박과의 일전 불사’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번 기회에 진박을 완전히 청산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진박 역시 김 위원장을 향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12월 10일 예고된 원내대표 경선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내대표에 반드시 진박 인사를 앉히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내대표와 당 대표 자리를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원내대표 자리를 진박이 차지하고,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도 진박이 얻게 된다면 조강특위의 당협위원장 교체를 원점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면 비박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지게 된다. 따라서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진박과 비박은 사활을 건 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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