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지속 역성장…신차 대신 OEM 모델로 승부수
김필수 교수, 철수설 일축…“전략모델 1∼2종 추가해야”
日검찰, 곤회장 긴급체포…“신병처리, 향후변수로 작용”

르노삼성 엠블럼./사진 정수남 기자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최근 내수 판매에서 역성장 하고 있으나, 여전히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의 차량으로 승부하면서 한국 철수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올해 1∼10월 내수 판매는 모두 7만1157대로 전년 동기(8만2282대)보다 13.5% 급감했다.

같은 기간 주문자상표부착(OEM)으로 들여온 차량의 판매 역시 4.5%(1만178대→9723대) 감소했다. 지난해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보다 9.5%, OEM은 15.6% 각각 줄었다.

이중 OEM은 2016년부터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같은 해 판매가 전년보다 37.6%(2만4560대→1만5315대) 급락한 것이다.

이 같은 르노삼성의 약세는 제한적인 라인업 운용과 OEM 방식의 한계 때문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세단 SM3, SM5, SM6, SM7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에 전기차 SM3 Z.E, OEM 차량으로 트위지, 클리오, QM3 등을 운용하고 있다.

다만, 실적 하락에도 회사 차원의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지적했다.  

지난해 중반 국내 선보인 신형 QM3./사진=정수남 기자

반면, 전년보다 르노삼성의 2011년 내수 판매가 29.9%, 2012년 45.1% 각각 크게 줄자,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은 2012년 중반 한국을 찾아 실적 회복 방안 등을 제시했다.

이어 이듬해 하반기 르노삼성차 영업부사장으로 합류한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은 같은 해 12월에 르노의 소형 SUV 캡처를 QM3로 들여와 반전에 성공했다.

‘신의 한 수’로 불린 QM3 도입은 당시 1000대 도입 분이 7분만에 완판되면서 인기를 예고했다. 실제 QM3의 인기로 르노삼성은 전년보다 소폭 성장세(5만9926대→6만27대)로 2013년을 마감했다.

이듬해 QM3는 판매가 늘면서 자사의 33.3%(1만9990대) 초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QM3의 판매는 35%(1만8191대→2만4560대) 급성장하면서 2015년에도 고공행진을 지속했지만, QM3의 선전은 여기가 끝이었다. 쌍용차가 2015년 초 선보인 같은 등급의 티볼리에 밀렸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르노의 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국내 들어와 틈새시장을 노렸다. (왼쪽부터)트위지와 이륜차./사진=정수남 기자

이로 인해 QM3는 2016년 판매가 37.6% 급락했다. 같은 해 르노삼성은 SM6, QM6 등 신차 효과로 38.8% 내수 판매가 늘었다.

신차 효과가 감소한 지난해 4분기부터 르노삼성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 회사는 돌파구로 지난해 르노의 소형 전기차 트위지와 올해 해치백 클리오를 들여왔지만, 역성장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이달 르노의 상용차 마스터를 도입하고, 반전을 노린다. 마스터는 현대기아차가 독점하고 있는 경상용차 시장의 대항마로, 차량의 뒷부분은 짐을 싣는 화물 적재공간이다.

르노삼성차는 이를 통해 2020년 국내 상용차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업계 전망은 회의적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르노의 해치백 클리오를 국내 도입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 전시된 클리오./사진=정수남 기자

우선 차량 가격이 현대기아차보다 400∼500만원 정도 비싸다. 상용차 구매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초기 구입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처럼 르노삼성의 소극적인 대처에 일각에서 르노의 한국 철수설을 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현재 수입차 업체로 전락했다”면서 “2016년 이후 신차가 나오지 않는 등 한국 시장에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는 “르노는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와는 성향 자체가 달라, 한국 철수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내수 라인업이 엉망이라 부산 공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기능을 강화해 1∼2종의 전략 차량을 선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르노닛산의 카를로스 곤 회장이 공금 횡령 등의 혐의로 일본 검찰에 체포됐다”며 “향후 신병 처리가 르노삼성은 물론, 세계 자동차 업계에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이달 르노의 경상용차 마스터를 들여와 판매 회복을 노린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닛산자동차의 카를로스 곤 회장은 현재 르노의 회장도 겸하고 있으며, 회사 공금 유용과 보수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19일(현지시간) 일본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그는 유가증권 보고서에 자신의 보수를 실제보다 줄여 기재해 금융상품거래법을 위반 한 것으로 현지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닛산자동차는 성명을 통해 곤 회장이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등 중대한 부정을 저질렀다며 곤 회장을 해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관련, 르노삼성 관계자는 함구했다.

한편, 곤 회장은 경영위기에 빠진 닛산을 구하기 위해 1999년 프랑스 르노자동차에서 파견돼 공격적인 구조조정으로 닛산의 실적 회복을 주도했다. 곤 회장은 2005년부터 르노와 닛산의 최고경영자(CEO)를 겸하고 있으며, 2016년 미쓰비시 자동차를 인수 합병해 르노-닛산-미쓰비시 동맹을 출범했다.

현재 프랑스 정부는 르노 그룹의 지분 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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