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대대적인 인사…성장 동력 마련
손태승 우리은행장, 지주사 전환…1위 도약 기반다져
김정태 하나금융회장,디지털전환 등 세마리토끼 몰이

(왼쪽부터)김정태 회장, 윤종규 회장, 손태승 은행장(학번 순). 사진제공=각사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성균관대학교에서 1970년대 수학한 동문이다. 학번으로는 행정학을 전공한 김 회장이 73학번으로 가장 선배이다. 경영학과에서 학사학위와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한 윤 회장은 75학번, 법학학사인 손 은행장은 78학번이다.

또 다른 공통점은 이들이 올해 취임 1년차라는 것이다. 윤 회장이 지난해 11월 2연임에, 김 회장이 올해 3월 3연임에 각각 성공하면서 새로운 임기를 시작했다. 손 은행장은 지난해 말 은행장에 취임했다.

이들 은행권 성대 3인방이 성장세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중 업계 1위인 KB금융의 윤 회장은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KB금융의 윤종규 회장은 조만간 대대적인 인사를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사진=정수남 기자

윤 회장은 14개 주요 계열사 사장 가운데 9명을 물갈이 한다.

윤 회장은 이중 KB증권의 신임 대표를 엄선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이는 윤 회장이 임기 내 KB금융을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다.

올해 KB증권은 올해 IB 전환의 핵심사업인 발행어음업을 취급하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금융당국에 신청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은 금융권을 비롯해 경제와 산업 전반에 밝은 경제통(通)과 촘촘한 네트워크를 가진 인재를 중용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그는 8개 계열사 대표 역시 실적 등을 고려해 재중용하거나 자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적격자로 충원할 예정이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까지 윤 회장 자신과 호흡을 맞춰 업계 1위를 탈환하는데 기여한 가신(家臣)을 쉽게 내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윤종규 회장, 안정과 변화 추구 ‘분분’…‘안정으로 기울듯’

KB자산운용 이현승 사장과 조재민 사장, KB부동산신탁 정순일 사장, KB손해보험 양종희 사장, KB캐피탈 박지우 사장, KB신용정보 김해경 사장, KB데이타시스템 김기헌 사장 등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사장 9명이 올해 임기가 끝난다”면서도 “현재 시장에서는 윤 회장이 안정을 택할지, 아니면 변화를 택할지에 대한 전망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반면, KB금융이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4조153억원, 당기순이익 3조3435억원, 올해 1∼3분기 영업이익 3조8793억원, 순이익 2조8692억원으로 신한금융지주를 누르고 업계 1위를 지키고 있어, 윤 회장이 ‘안정’ 기조로 다소 기울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 부연이다.

윤 회장은 “철저한 내부통제와 윤리의식으로 깨끗한 금융회사를 만들고, 국가 경제 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창조금융 활성화와 중소기업, 서민금융 지원에 주력하겠다”며 “이를 위해 선도금융그룹의 자긍심을 회복하고, 고객 신뢰확대, 차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은행장은 지난해 은행장에 선임된 이후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사진=정수남 기자>

손태승 은행장은 다소 공격적이다. 올해 선배인 김 회장을 제치고 업계 3위로 도약한데 따른 것이다. 

아울러 손 은행장은 지난해 은행장에 선임된 이후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은행이 민족자본으로 1899년 대한천일은행으로 출범한지 120년만이다.

이를 위해 그는 내달 하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어 손 은행장은 현재 은행업이 자사 수익의 99%를 자치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한다.

손 은행장은 우선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기업을 인수합병하고,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캐피탈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시장 전망은 낙관적이다.

손태승 은행장, 능력 검증…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

손 은행장이 그 동안 미국 LA지점 지점장, 글로벌부문 부문장,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역임해 대내외 상황에 밝기 때문에 적당한 기업을 물색하는 데 큰 무리가 없어서 이다.

그는 취임 첫해 능력을 검증받았다. 우리은행이 2013년 업계 4위로 하락한지 5년만인 올해 상반기 하나금융지주를 앞지르고 업계 3위를 탈환했기 때문이다.

손 은행장은 1∼3분기 연결기준 경영실적에서 영업이익 2조5735억원, 순이익 1조9208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손 은행장은 “지난해와 올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도 사상 최고의 경열실적 구현과 함께 국내외 네트워크 대거 확보 등 업계 1위 도약을 위한 탄탄한 기본기를 다졌다”며 “모든 임직원 ‘된다는 신념’으로 하나가 된다면 2020년 국내 종합금융그룹 1위로 도약이 가능할 것”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이들 중 가장 선배인 김 회장의 발걸음 역시 빨라졌다. 김 회장이 ‘세마리 토끼몰이’에 나선 것이다.

이들 중 가장 선배인 김정태 회장은 ‘세마리 토끼몰이’에 나선다./사진=정수남 기자

그는 먼저 자회사와 시너지를 위해 자산관리사업 역량을 강화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자산관리(WM)사업단을 웰리빙그룹으로 최근 격상하고, 그룹장으로 장경훈 KEB하나은행 부행장을 임명했다.

이를 통해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의 유기적 협업관계를 지속하고, 자산관리사업부문의 융합을 도모한다. 이에 따라 KEB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는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하는 자사의 자산관리 브랜드인 ‘골드클럽’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김 회장은 해외 사업도 소홀하지 않는다. 2010년대 중반 들어 중국 시장 대체 진출국을 부상한 베트남과 전략적인 협업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 총재와 베트남 상업은행의 총재를 만나 실무 등을 논의했다.

KEB하나은행은 현재 24개국 153개 지점의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베트남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각 지점을 두고 있다.

김정태 회장, 디지털 금융으로 업계 선도

김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이 디지털 금융이다.

그는 자사가 4차산업혁명을 주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달 하순 고객 중심의 데이터 기반 정보회사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다. 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열린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이다.

김 회장은 자사의 디저털금융 선도를 위해 현재 1800명인 그룹 IT(정보기술) 인력을 3500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며, 앞서 전담 조직인 ‘디지털 랩’을 발족하고 영업, 채널, 상품, 시스템, 조직, 기업문화 등 모든 부문에서 개혁을 추진한다.

김 회장은 “IT 직원과 현업 직원이 구분되지 않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며 “앞으로 IT 직원과 현업 직원이 함께 일하고 누구나 IT를 개발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구의 70%는 물이지만 그중에 마실 수 있는 물은 1%에 불과하다”며 “방대한 데이터 중에도 쓸 수 있는 데이터를 추린 좋은 데이터로 고객과 직원 만족도를 높이고 미래 먹거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전문가는 “2000년대 중반부터 은행권에서 성대 출신들이 요직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2010년대 들어 은행 ‘빅5’ 수장 가운데 4명이 성대 출신으로 채워지는 등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들 성대 출신 수장들의 경영능력이 검증되면서 이들의 경영계획은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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