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5개월 거래 정지…개인투자자, 2조원대 손실 불가피

[뉴스워치=정수남 기자]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를 정지한 가운데 이로 인한 개인투자자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중에서도 소액 투자자의 피해가 커, 향후 거래소의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지배력 관련 회계처리 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리자, 이 회사는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되면서 주식 거래가 즉시 정지됐다.

이로 인해 개인투자자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파악됐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지배력 관련 회계처리 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렸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회사의 총 발행 주식 6616만5000주 가운데 14일 현재 일반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주식 수는 960만2442주(지분율 14.53%)로 이날 종가(33만4500원)로 환산하면 3조2119억원 수준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598만7873주(9.05%) 보유에 29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총은 22조 규모로 코스피 8위이다.

거래소는 현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15거래일 동안 삼성바이오에 대해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인지를 검토한다. 거래소는 필요한 경우 심사 기간을 15거래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아울러 심의대상으로 결정되면 기업심사위원회가 20거래일 동안 상장폐지나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심의한다. 상장폐지 결론이 나오면 삼성바이오는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어, 이의신청 단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 57거래일 간 거래가 정지된다.

기업심사위원회가 개선기간을 부여할 경우 최대 1년까지 거래가 정지된다. 심사위는 1년 후 다시 상장 적격성 심사를 갖는다.

이를 감안할 경우 소액투자자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9월 27일 고점(코스피 지수 2355) 당시 이날 이 회사 종가는 55만6000원으로 4월 10일(60만원) 종가에 육박했다. 반면, 증선위의 결정이 임박한 12일 종가는 28만1000원(지수 2080)으로 45일만에 반토막이났다.

대신증권이 내년 상반기 코스피 목표지수를 2300으로 제시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 역시 내년 54만3000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거래 중지로 인한 개인투자자 손실액은 2조5158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증권가는 추산했다.

다만, 거래소가 상장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5조원대 분식회계를 진행한 대우조선해양이 개선기간을 포함해 15개월간 거래가 정지된 바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비슷한 제제가 뒤따를 것으로 증권가는 예상했다.

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지만, 내년 상반기 코스피 목표지수가 2300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자의 큰 손실이 예상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거래정지로 투자자금이 묶인 일부 소액투자자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며 “현재 이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거래소가 공익실현과 투자자보호 등을 고려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의 보유 지분은 43.44%(9조6144억원) 규모이다. 이어 삼성전자 31.49%(6조9699억원), 삼성자산운용 지분 0.55%, 한국투자신탁운용 0.35%, 미래에셋자산운용 0.24%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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