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전 지경부 장관, 2011년 9월 순환 정전으로 퇴임
올 겨울 기습적 한파 예보…난방으로 전력수요 급증할듯
전력예비율 30%선, 정상…“발전시설 확충 등으로 이상무”

#. 2011년 9월 19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지식경제부(현 산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현장에는 지식경제위 여야 의원과 최중경 전 장관 등이 자리했다.
이날 국감은 같은 달 15일 오후 한국전력이 전력부족을 이유로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순환 정전에 대한 추궁이 집중적으로 펼쳐졌다.
아울러 당시 주무부처 장관으로 정전을 도외시 하고 청와대 만찬 행사에 참석한 최 전 장관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강창일 의원(민주당): 최 장관은 우리나라에 블랙아웃이 발생하면 복구에 며칠이 걸리는지 아세요?
최 장관: 예 7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압니다.
강 의원: 무슨 소리예요. 최소 20일이 걸립니다. 장관은 15일 정전을 무시하고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는데, 밥이 중요한가요?
최 장관: 죄송합니다. 잘못됐습니다.
국감 이후 최 전 장관은 당시 순환정전의 책임을 지고 취임 10개월만인 11월에 옷을 벗었다.

최중경 전 장관이 2011년 9월 19일 국감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워치 사진DB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우리나라가 전력부족 국가이고 올 겨울 강한 한파가 예고됐지만,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은 없을 전망이다.

1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8일 오후 3시 전국 전력수요는 7104.6만㎾로 전년 동일(6750만㎾)보다 5.3% 증가하면서 올 가을 들어 최대 수요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전국에 비가 내리면서 전국 최저 기온이 11℃로 떨어진데 따른 것이다.

국내의 경우 2010년대 들어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난방기구 사용이 늘면서 겨울철 전기수요와 여름철 전기수요가 역전됐다. 실제 2011년 국내 최대 전력수요는 1월 17일 12시 7313.7만㎾로 같은 해 8월 31일 수요(오후 3시,7219.4만㎾)보다 많았다.

이 같은 추세는 이후 매년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연간 최대 전력수요는 12월 12일 8513.3만㎾로, 같은 해 7월 21일 수요(오후 5시,8458.6만㎾)를 추월했다.

15일 전력 최대부하 전망. 이날 국내 최대 전력수요는 오후6∼7시
6960만㎾이다. 사진제공=전력거래소

반면, 사상 최악의 더위를 기록한 올해 최대 전력수요는 아직 7월 24일 오후 5시(9247.8만㎾)로, 2월 6일(8823만㎾) 수요보다 높았다. 다만, 24일 전력예비율은 7.7%, 공급예비력은 709.2만㎾로 정상이었다.

기상청이 올 겨울 다발적인 기습 한파를 예고하고 있어 블랙아웃 우려와 함께 이 기록이 깨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여전히 석유제품을 이용한 난방보다 전력으로 난방하는 가정과 대형건물이 많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최문선 연구위원에 따르면 실제 상업·공공부문과 대형건물의 전체 에너지소비량에서 전력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력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지난해 에너지총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통해 상업·공공부문의 2016년 에너지소비량은 1982만8000toe(석유환산톤,1toe는 원유 1t의 열량)이었으며, 이중 전력 비중은 67.1%로 2013년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같은 전기난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력 비중은 1992년 33.3%, 2001년 56.3% 등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업 등 대형건물과 일반가정도 비슷하다. 난방용 총 에너지소비 가운데 천연가스 비중은 2013년 65.2%에서 2016년 60%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전력 비중은 23.9%에서 28.3%로 증가한 것이다.

성남시 중원구에 거주하는 김 모씨(46,여)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부터 겨울철에는 전기장판과 전기스토브 등을 이용해 난방을 하고 있다”면서 “겨울철 전기요금은 도시가스를 이용한 난방요금의 ⅓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겨울 블랙아웃을 일축했다.  (위부터)서울 강남역 11번 출구 2012년 1월과 2017년 8월 모습. 정부는 2010년대 초 실시간전력 수급 현황을 전국 주요 지역에서 알리면서 전기절약을 유도했다. 다만, 2010년대 중반 전력수급이 개선되면서 이를 없앴다./사진=뉴스워치 사진DB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공급원가와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낮은 전기요금으로 겨울철 전력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발전 시설 확충과 수요 관리 등으로 올 겨울 블랙아웃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항상 전력수급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전력예비율은 평균 30% 선이며, 공급예비력 역시 평균 2000만㎾ 이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각각 파악됐다.

한편, 전력 위기상황은 예비전력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예비전력이 400만㎾를 넘으면 수급상황이 안정적이다. 400만㎾ 아래로 떨어지면 경보가 발령되며, 준비(400만㎾ 이상~500만㎾ 미만), 관심(300만㎾ 이상~400만㎾ 미만), 주의(200만㎾ 이상~300만㎾ 미만), 경계(100만㎾ 이상~200만㎾ 미만), 심각(100만㎾ 미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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