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당분간 거래 중지...행정소송 등 후폭풍 거세질 듯

▲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한 심의 결과 발표 도중 기침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면서 향후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닥칠 것으로 예상된다.

증선위는 이날 오전 9시 정례회의를 열어 삼바의 최후진술을 들었지만 고의로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최종 결론 내렸다.

이에 삼바의 주식 거래는 당분간 정지됐으며 향후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됐다. 뿐만 아니라 관련자의 처벌 및 벌금 부과 등이 이뤄졌다.

그러자 삼바 측은 분식회계가 아니라면서 행정소송을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앞으로 법적 다툼도 예고되고 있다.

스모킹건이 된 삼성바이오 내부문건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2015년 삼성바이오의 회계기준 변경은 기업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고의적인 분식”이라고 밝혔다.

증선위가 고의라고 판단한 것은 2015년뿐이고 2012~214년 회계처리 위반은 고의가 아닌 과실로 판단했다.

이에 삼성바이오에 대표이사 해임 권고는 물론 검찰에 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다. 아울러 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증선위가 고의라고 판단한 스모킹건은 금감원이 증선위에 제출한 삼성바이오 내부 문건이다.

금감원은 지난달 31일 이 회사 재경팀이 회계기준 변경과 관련 삼성 미래전략실에 보고한 문건을 증선위에 제출했다. 이 문건은 지난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문건이다.

이 문건에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1조8000억원을 부채로 반영할 경우 삼성바이오가 자본잠식에 빠지기 때문에 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2015년 11월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지한 정황도 포함됐다.

아울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의 적정성을 고려, 콜옵션 평가손실을 최소화하고 회계 기준 변경 방안을 논의하는 내용이 있다.

이는 삼바가 그동안 2015년에 바이오젠이 에피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 의사를 밝힘에 따라 관계사로 전환했다고 주장했는데 완전히 배치된 내용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 증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주식거래는 당분간 정지...상폐 폐지 논의

이날 분식회계가 인정되면서 한국거래소는 오후 4시 40분 거래를 정지시켰다. 또한 한국거래소 실질심사위원회로부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는지 검토 받게 된다.

영업일 기준으로 15일 이내에 대상 여부를 결정하는데 추가 조사가 필요하면 15일 더 연장할 수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0조원이나 되는 주식 가치이기 때문에 쉽게 상장 폐지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삼바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삼바 측은 투자자와 고객에게 사과를 한다면서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개인 투자자들도 소송을 제기하게 된다면 소송전이 난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업종 주식 시장 영향...삼성 경영권 승계는

이날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리면서 전체 바이오주(株)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진다.

이미 지난 12일 삼바 주식이 22.42% 하락하면서 다른 바이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을 살펴보면 오는 15일 주식 시장이 열리게 되면 바이오주의 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고된다.

이와 더불어 삼성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삼성물산의 합병 논란은 재점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분식회계 정황이 담긴 문건을 공개하면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삼바의 고의분식 회계사건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의 회계처리에 대해서도 금융감독원이 신속히 감리에 착수해 분식회계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앞서 언급한대로 삼바 측에서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밝히면서 최종적인 결론이 도출되기에는 아직도 장시간이 필요하기에 당장 삼성물산 합병 논란에 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론의 향배는 어디로 흐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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