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업계 3위로 올라…내달 지주사 전환, 업계 지각변동 예고
포트폴리오다각화 ‘숙제’…“임기내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가능”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지난해 말 취임한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종합금융그룹 1위’ 목표가 구체화되고 있다.
1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손태승 은행장은 지난해 말 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후 “3년 이내에 국내 종합금융그룹 1위로 도약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는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 중장기 경영목표를 내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을 재차 공언했다.
이를 위한 5대 경영전략으로 ▲안정적 수익 창출과 지속성장 기반 확보 ▲세계적인 사업 역량 강화 ▲차별화된 금융플랫폼 구축 ▲은행의 사회적 책임 완수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손 은행장의 목표가 무르익고 있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실제 손 은행장은 지난해 말 은행장 대행으로 대내외 활동을 강화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영업이익 2조1567억원, 당기순이익 1조53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37%, 19.8% 급증하면서 업계 3위 하나금융지주와 차이를 크게 줄였다.
앞서 우리은행은 과거에는 국민은행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렸지만, 2001년 신한금융지주가, 2005년 하나금융지주가, 2008년 KB금융그룹 등이 각각 종합금융그룹으로 출범하면서 2013년에는 업계 4위로 하락했다.
그러나 손 은행장은 취임 이후 미국 LA지점 지점장, 글로벌부문 부문장, 글로벌사업본부 부행장 등을 지낸 자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국내 사업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이어 1∼3분기 누적 경영실적에서 영업이익 2조5735억원, 순이익 1조9208억원으로 하나금융지주를 제치고 업계 3위로 올라섰다.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한 손 은행장의 ‘종합금융그룹 1위’ 목표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손 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데 이어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 출범을 위해 계열사 임직원 80명으로 이뤄진 태스크포스(TF)를 최근 꾸렸기 때문이다.
TF는 전략, 재무, 인사, 리스크관리, 정보기술(IT) 등 분야의 베테랑 임직원들로 이뤄졌으며, 지주사 설립과 등기, 지주사 주식 상장, 경영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규정 제정과 인사제도 마련 등 손 은행장의 손과 발을 대신하게 된다.
손 은행장이 내달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 방안을 매듭짓고, 내년 1월 우리금융지주가 공식 출범할 경우 업계 판도가 뒤집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3분기 현재 우리은행과 KB금융과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차이가 각각 1조3000억원, 9500억원 정도에 불과해서 이다. 유동성을 취급하는 금융그룹의 업황을 감안할 경우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라는 게 금융권 풀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종합금융그룹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경우 은행에서 99%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증권, 캐피탈 등을 추가해야 한다. 현재 시장에 마땅한 인수합병(M&A) 기업이 없다는 게 문제이다. 관련 기업을 새로 만들 경우 시장 진입과 함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증권가는 설명했다.
손 은행장은 당장 부동산신탁, 자산운용, 캐피탈 등의 기업을 인수합병하고, 보험과 증권 분야 진출 계획도 세울 것이라고 우리은행은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손 은행장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020년 임기 내에 우리금융지주가 국내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도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손 은행장은 “지난해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사상 최고의 당기순이익 구현과 함께 위비플랫폼 구축, 국내 최대 해외 네트워크 확보 등 업계 1위 도약을 위한 탄탄한 기본기를 다졌다”며 “모든 임직원이 한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다면 반드시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민족자본으로 1899년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모태이다. 천일은행은 일제의 강압으로 1912년 초 조선상업은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1950년 한국상업은행으로, 1999년 한일은행과 합병해 한빛은행으로, 2001년 우리은행으로 사명을 각각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