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해양플랜트 공장 유휴인력 1천200명 놓고 ‘고심’
삼성重, 자구계획 따라 500∼1천900명 조정…“검토해야”
대우조선, 1천명 조정 필요…“인력문제, 정해진 것 없어”

[뉴스워치=김정민 기자] 연말 조선 업계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또 예고돼 있다.

종전 세계 1위이던 국내 조선산업은 2010년대 들어 세계시장의 업황 난조와 중국의 공세로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최근 2∼3 간 대대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자구책을 마련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다만, 조선사들이 채권단과 약정한 자구계획안에 따른 인력 감축을 피할 수 없어 국내 조선 업계에 연말 대규모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 현대중공업은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업황 난조로 지난해 문을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사진제공=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공장이 43개월째 일감을 수주하지 못하자 8월 가동중단을 결정하면서 한차례 구조조정을 거쳤다. 당시 150여명이 희망 퇴직한 것이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공장 가동 중단으로 생긴 유휴인력 1200명에 대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휴업하면서 평균임금의 40%만 지급하겠다며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승인신청을 냈다. 울산노동위가 최근 승인을 불허하면서 현대중공업에는 대안이 필요한 실정이다.

현재 근로기준법은 회사 사정으로 인한 휴업 시 근로자에게 평균임금의 70%를 지급토로 규정하고 있지만, 노동위원회가 승인한 경우 이보다 적게 지급할 수 있다.

조만간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유휴인력 1200명은 현재 교육을 받고 있거나 일부는 출근해 공장 정리를 하고 있다”며 “당분간 추가적인 인력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 일축했다.

삼성중공업도 올해 연말까지 500∼2000명의 인력을 추가로 구조조정 해야 한다.

삼성중공업이 러시아 사할린 해상에 설치한 세계 최대 해상플랫폼. 사진제공=삼성중공업

2016년 발표한 자구안에서 전체 인력 1만4000명의 30∼40%(4200∼5600명)를 2018년까지 감축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현재 임직원 수는 1만300명 수준이다.

이를 감안할 경우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최소 500명에서 최대 1900명을 조정해야 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채권단과 1조4500억원의 자금을 새로 조달하기로 약속했다”며 “지금까지 두차례의 유상증자 등을 통해 2조6000억원을 충당하는 등 당초 약속 이상으로 자구계획을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인력의 경우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은 15일 3분기 실적발표에 이어 정성립 사장이 인력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자구계획에 따른 올해 조정 인력은 1000명에 육박한다./사진=김정민 기자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통해 2015년 말 1만3199명이던 인력을 올해 말까지 9000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6월 말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은 9960명으로, 자구계획에 따른 올해 조정 인력은 1000명에 육박한다.

게다가 수주를 낙관한 대형 해양플랜트 ‘로즈뱅크 프로젝트’ 결과가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이 같은 조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내부적으로 방산 부문에서 발주가 나올 수도 있고, 연말까지 올해 수주 목표를 거의 채울 수도 있다”며 “현재 인력 문제와 관련해 정해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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