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선위 최종 결론에 따라 상장 폐지 논의로 이어져

▲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분식회계 혐의 재감리 안건 논의 증선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워치=어기선 기자] 삼성바이로로직스(이하 삼바)의 분식회계 의혹은 오는 14일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이날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이하 증선위)가 최종 결론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날 결론에 따라 삼바의 운명은 물론 삼성의 운명도 결정될 수 있기에 세간의 관심은 삼바에게 향해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을 목적으로 인천 송도에 설립한 삼성그룹 계열 회사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이후 바이오를 신사업 동력으로 삼고 있는데,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자회사가 삼성 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2015년 순이익 발생, 논란 잉태

삼바는 기업 설립 이래 줄곧 적자 기록을 보였던 회사인데 2015년 한해 매출과 관계없이 갑작스럽게 흑자를 보였고, 그 다음해 적자로 돌변했다.

흑자 원인에는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있었는데 삼바는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에피스의 평가기준이 2900억원(장부가격)에서 4조8000억원(시장가격)으로 바뀌게 됐고, 삼바는 한순간에 2조원의 투자이익을 얻었다.

기업 가치가 갑작스럽게 상승하자 의구심을 품은 금융감독 담당 기관은 회계기준을 어겼는지 여부를 조사했고, 이날 증선위가 최종 판단을 한다. 만약 증선위에서 회계 위반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면 상장 폐지까지 가능하다.

반면, 삼바는 IFRS(국제회계기준)에 따라 모든 회계처리를 적법하게 이행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의 내부 문건 입수, 증선위 최종 결론에는

그런데 최근 금융감독원은 삼성의 내부 문건을 입수해 증선위에 제출했다. 해당 문건은 삼바가 바이오젠에 부여한 콜옵션 평가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합작계약서상 콜옵션 조항을 수정해 소급적용,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 콜옵션 평가손실 최소화 등 세 가지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보고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지난 7일 삼바의 자체평가액은 3조원인데도 회계법인들은 8조원의 시장가치를 평가했고, 삼성은 이것이 이른바 ‘뻥튀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에 보고했다는 내부 문건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에 따라 삼바가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에 조금 더 바짝 당겨져 앉은 듯한 모습이다. 이에 재계는 물론 증권가에서도 증선위 결론이 어떤 식으로 도달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증선위 고의분식 회계 판결 내리면 파장은 거세져

증선위는 만약 삼바가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했다고 판단을 내리게 되면 우선 검찰에 고발하는 절차를 밟는다. 또한 주식 거래는 중지가 되며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른다.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이 20조원에 달할 정도로 덩치가 커졌기에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실제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논란으로 불똥이 튈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제일모직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을 만들 수 있도록 삼바의 가치를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었다.

이에 삼바의 분식회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목적을 위해 기업가치를 부풀렸다는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헤지펀드 엘리엇이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지 여부도 주목해야 한다. 삼성그룹은 2015년 7월 엘리엇의 반대에도 합병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삼바가 만약 분식회계를 했다고 증선위가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 엘리엇이 어떤 식의 태도를 취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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